3. 날씨 속담에도 과학이 숨겨져 있다. - 가을 편

하늘은 높고 나는 살찐다?

by anchovy

"가을 비는 빗자루로 피한다."
우리나라는 가을에 비가 적게 내리는 편이라, 빗자루로도 가릴 수 있을 만큼 그 양이 적다는 뜻이다. 가을은 구름 생성이 어려운 날씨이기 때문에 맑은 날이 지속되는 편이고 그런 이유로 비가 오더라도 여름에 비교했을 때 잠깐만 내리고 강수량도 적다는 것이다. 비슷한 의미의 속담으로는 '가을비는 장인 구레나룻 밑에서도 피한다.'는 속담도 있다.


"가을 안개에 풍년 든다."
가을 안개는 복사 안개인데 이 안개는 야간에 복사냉각이 일어나 지면 근처에 있는 공기가 이슬점 이하로 냉각되어 발생하는 안개이다. 대기의 하층의 성층이 안정되어 있을 때 발생하기가 쉽다. 안개는 주로 일교차가 큰 날 많이 생기게 된다. 지표면은 낮에 받은 열을 밤 동안 식어야 하는데 구름이 끼어 있으면 열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여 공기 중에 머물게 되기 때문에 흐린 날은 지표면 근처의 수증기가 응결할 만큼 기온이 낮아지지 않아 안개가 잘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속담은 가을의 맑은 햇살이 벼가 익는 것을 도와서 풍년이 든다는 뜻이다. 비슷한 의미의 속담으로는 "가을 안개는 쌀 안개 봄 안개는 죽 안개"라는 말도 있다. 가을에 벼가 패서 영글 때 안개가 끼면 날씨가 따뜻하여 벼가 익는 것을 촉진시키고 결실을 좋게 하므로 수확량이 증가된다. 그러나 보리 발육기에 끼는 봄 안개는 기온차가 심하고 대기 중의 습도가 높을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햇볕을 차단하여 식물의 발육을 방해하고 보리에 흰 가루병과 녹병 등의 병해를 주어 수확량을 감소시킨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늙은이 기운 좋은 것과 가을 날씨 좋은 것은 믿을 수 없다."

가을은 이동성 고기압과 이동성 저기압에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날씨 변화가 심하다. 어떤 날은 햇살이 따뜻했다가, 또 어떤 날은 갑자기 찬 바람이 불어오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건강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상황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는 표현을 할 때 이 말을 쓰는 것이다.


"보은 아가씨 추석 비에 운다."

이는 충북 보은에서 대추 흉년이 들면 보은의 아가씨가 시집가기 힘들어 운다는 의미로 추석 비를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농가에서는 추수철인 가을에 비가 내리는 것을 무척 반갑지 않게 여긴다. 곡식이나 과일이 결실을 맺어 수확할 때인 추석 무렵에 비가 오면 흉년이 들어 혼수를 장만하지 못하게 되므로 시집가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

봄과 가을의 기온은 비슷하지만 봄의 평균 일사량은 가을에 비해 1.5배가량 많아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게 된다. 더군다나 겨울철 동안 약한 자외선에 적응한 피부는 갑작스럽게 강해진 봄볕에 아직 준비가 덜 돼 있기도 하다. 따라서 봄 햇살이 가을 햇살보다 따갑게 느껴지지는 것이다. 자외선 지수가 높은 계절인 가을은 추수철로 오랜 시간 햇빛에 노출돼서 기미나 주근깨와 같은 잡티가 생기므로 귀한 딸에게는 가을 햇빛을 맞게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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