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오쯤, 문자 하나가 왔다.
목동(목동이라고 말하지만 목동에서 살짝 벗어난 지역) 쪽 재수생 과외 소개를 해 주겠다는 장문의 문자였는데 가능 시간과 주 1회 월 4번에 얼마를 주겠다는 정확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재수생이었고 등급도 좋지 않은 학생, 수능도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이 금액을??
여기서 정확한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초등 과외비로 받을만한 정도였기에 왜 이런 금액이 책정된 걸까 궁금해졌다. 우선 이 과외업체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공시된 교육비를 살펴보았다. 이 업체는 수업시간에 따라 금액이 정해져 있었는데 학생에게 받는 돈에서 내가 80퍼센트를 가지게 되는 시스템인듯 했다.
사실 이 업체 전화나 연락은 받은 건 4번째인데 그 때마다 첫달 수업료는 수수료로 업체에선 가진다고 해서 거절했었는데 이번 경우는 당장 돈이 들어온다고 하니 솔직히 좀 혹했던 것 같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선생님께 이 상황에 상의드리려고 전화를 드리니 의외에 반응을 보이셨다.
선생님 말씀은 나도 그런 소개 받아봤지만 그것보다 안 주는 곳이 허다하는 것과 그건 선생님 선택인데 왜 나한테 물어보냐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배부른 소리를 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지금 이런 제안을 할까말까 고르면서 고민하지만 누군가에겐 생각할겨를도 없이 당장 시작해야할 일일 수도 있으니까.
지인 선생님과의 전화과 끝난 후 과외 업체 쪽과 통화를 하게 됐다. 근데 대화를 하며 느낀 것이 딱 어려워하는 부분만 수업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지구과학 1에서 천체 파트. 그 부분만 못하는데 어떻게 등급이 5등급이 나오는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전화주신 분이 뭘 아실까 싶어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생각해볼 시간을 좀 달라고 부탁하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날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 같아 쪼그라드는 자신감에 이 제안에 고민하는 내가 한심했기 때문이다. 당당한척 했지만 치부가 들킨 듯 부끄러웠다.
결국 난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일 잘 가르치는 과목 중 하나고 내가 수능을 볼 때도 선택했던 지구과학이지만 이런 마음으로 시작하는 건 그 학생에게 미안한 일이니까.
앞으로 나는 몇 번이고 이런 시험에 들 것이다. 지금 내가 바라는 건 그 때마다 제대로 결정할 수 있는 분별력이 갖춘 나 스스로가 되는 것이다. 많이 흔들리겠지만 결국은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간, 선생이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