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학원이라면 상담 실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분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원장이 직접 수업을 하는 경우, 상담 실장이 학원 입학 상담이나 테스트를 보게도 하고 선생님들이 출퇴근을 체크하거나 결석 학생에게 전화를 하는 등 다양한 일을 하게 된다. 근데 이런 일을 하는 상담 실장이 학원을 망하게 할 수 있다고?
10여 년 전쯤 정말 대단한 상담 실장이 불현듯 생각이 난다. 어찌나 대단하신 분인지 어딜 가든 그 분보다 강렬한 인상을 준 상담 실장님이 없으니 말이다. 우선 이 분은 동네에서 사교육 쪽으로 발이 넓다는 돼지 엄마였는데 그런 능력을 인정받아 무경력임에도 단번에 상담 실장이 되었다.
주 업무는 상담하기.
입학을 희망하거나 퇴원하고자 하는 엄마를 설득하는 일인데 같은 학부모 입장이다 보니 어르고 달래는 재주가 있는 건 분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선생들의 수업 내용이나 교재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강요하고 원장에게 교묘하게 이간질하는 것이었다. 갓 신입으로 들어간 나야 납작 엎드려서 상담 실장 말이라면 죽는시늉까지 했지만 ㅎ 기존부터 계셨던 선생님들은 꽤 반발이 심했다. 수업 방식을 바꿔보라거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얘기를 가끔 해서 수업 분위기를 환기시키라는 등, 뭐 조언이라면 조언이지만 원장도 아닌 상담 실장한테 듣기에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말이었다.
무엇보다 이 분의 가장 큰 문제는 본인 아들 둘이 모두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우리 애들이 하는 공부방식이 정석이고 우리 애들이 인정하지 않는 선생은 수업할 자격이 없다고 자만하는 것이었다. 나도 그 집 둘째를 가르쳤지만 정말 다행히도 이 애는 엄마와 달리 멀쩡한 사고를 가진 아이인지라 별 탈은 없었다. 하지만 큰 애를 가르친 수학, 영어 선생님들의 경우는 수업 중 발생한 일 하나하나로 상담 실장과 언쟁이 있었고 결국 수학, 영어 선생님이 모두 그만두겠다는 막장 결론까지 오게 되었다.
그만두겠다는 수학 선생님은 수많은 학생 골수팬을 지닌 분이셨기에 이 분이 그만둔다면 학원도 수입 면에서 큰 타격이 예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 실장은 더 좋은 선생을 뽑을 수 있다며 호언장담을 했고 수학, 영어 선생님께선 학원을 떠나셨다.
그 후.
학원 고등부 학생 수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고 6개월 만에 고등부가 없어지게 되었다. 이런 건 극단적인 예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렇게 망하는 학원은 비일비재하다.
한 씨 성을 가진 아들 둘 두신 돼지엄마?
잘 계시죠?
큰 애 의대 간다더니 삼수해서도 못 갔다면서요.
본인 생각이 법이라더니...^^;
어쩌면 좋아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