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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부기 아빠 Nov 30. 2023

고모표 닭 버터구이

아내를 위한 밥상

(2023년 08월 19일 저녁식사)


  (요리 날짜 기준으로) 타국살이가 한 달쯤 되었다. 한 달밖에 안된 시간이지만, 새로운 곳에 정착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입국하자마자 호텔에 출근 전까지 일주일간 머물며, 앞으로 살 집을 구하고, 중고차를 두 대 구매하고(패밀리카, 통근용 차량), 은행 계좌 개설부터 스마트폰 개통, 운전면허증발급, 사회보장번호 발급 등 각종 행정업무를 보았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출근 3일 전 렌트 하우스에 입주가 가능해져서 허겁지겁 월마트와 코스트코에서 침대 매트리스부터 각종 생필품을 구매하였다. 한국에서 부친 짐은 배를 타고 바다 건너오느라 서너 달이 걸릴 것이라고 하였기에 그때까지 꼭 필요한 물건만 산다고 가려 사보았지만, 대부분의 생필품이 없었기에 카드를 엄청 긁게 되었다. 처음에는 마트 가는 것도 게임에서 큰 퀘스트인 것 마냥 어려운 일 같았지만, 하나씩 차츰차츰 익숙해지면서 적응해가고 있다. 짧은 영어에 하루에도 여러 번씩 좌절하지만 이제는 혼자 배낭여행온 학생이 아니기에 어떻게든 원하는 것을 얻어내도록 무지의 부끄러움을 감수해야 하는 순간들이 잦아졌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곳 사람들이 외국인인 것을 이해해 주며 짧은 영어를 이해하려 해 준다는 점에서 감사한 일도 많았던 것 같다.

  입국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출근한 지 3주가 지났다. 오늘은 어릴 적 명절 때마다 큰고모께서 해주셨던 닭 윙&봉 버터구이가 먹고 싶어졌다. 고모가 명절 때마다 준비해 오신 음식이었는데, 그때마다 짭조름한 버터구이 닭이 어찌나 맛있었던지... 갑작스럽지만 고모와 카카오톡 통화를 하며 조리법을 되물었다. 커서 듣고 보니 매우 간단해 보였다. 버터, 소금, 후추면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바로 시작해 보았다.



<재료 준비>

- 윙 & 봉

- 가염버터

- 소금

- 후추




<시작>

0) 닭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우유에 잠시 담가준다.

1) 손질된 닭 윙&봉을 구매했다. 밑간을 하기 위해 소금과 후추를 그릇에 먼저 뿌려준다.


2) 그 위에 준비한 닭을 가지런히 올려준다.


3) 가염버터를 큼지막하게 잘라준다.


4) 버터가 고루 배일 수 있도록 닭 위에 잘 올려준다.


5) 오븐 예열 후 준비한 닭을 넣어준다.


6) 약 15~20분간 구워준다.


7) 양념에 잠긴 부분도 노릇노릇 구워주기 위해 한번 꺼내서 뒤집어 준다.


8) 10~15분 정도 더 익혀주면 이렇게 노릇노릇하게 된다.


9) 완성!



<느낀점>

- 큰고모가 명절마다 고생하셨구나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 왜일까? 이것도 매우 맛있긴 한데, 추억의 맛을 재현하지는 못했다.

- 나중에 한 번 더 큰고모께 조언을 구해봐야겠다.

- 자신의 음식을 누군가가 기억해 준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 큰고모께서 먼저 다시 연락 주셔서 어땠는지 물어봐주셨다. 물론 요리 사진과 감사의 표현을 하였다. 내가 도움을 얻은 것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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