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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민경 Mar 01. 2023

나를 꿈꾸게 만드는 것들

자존감 04.

지루한 일상에서 나를 꿈꾸게 만드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취미로라도 뭔가를 하나 꾸준히 배웠다던지,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그런 목표가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여러모로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사실 글쓰기는 특별한 취미 활동이나 공부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글이라도 써야겠다는 본능적인 이끌림에 일기 쓰기를 시작했던 것이 내 글쓰기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맞춤법이나 어른스러운 어휘 같은 것들을 의식한 적도 없었다. 생각이 나는 대로, 때로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그냥 그렇게 써왔던 것이 지금의 내가 하는 글쓰기가 되어 주었다. 매일 같이 글을 썼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성인이 된 지금까지 유일하게 놓치지 않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글쓰기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솔직히 말하자면 일기 쓰기는 매 순간마다 속에 있는 응어리를 토해내는 마음이었다. 다가올 미래의 꿈을 꾸기 위한 도구였다기 보다는 나의 속상함을 달래줄 친구가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로 생각을 끄집어내는 것에 익숙해 지면서부터 나의 책상 주변엔 다양한 노트와 펜들이 언제나 정신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머릿속을 말끔히 비워내고 싶을 때를 시작해서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까지 글쓰기는 언제나 나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글쓰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많은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얀 노트 위에 계속해서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다음으로 나아갈 힘을 얻고는 했으니까 말이다. 글쓰기에 대한 나의 마음을 조금 더 일찍 깨우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뭐, 지금에라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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