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함은 때로 다정함보다 강하다
5년 전, 처음 리더 역할을 맡았을 때 나는
유비현덕처럼 인덕으로 사람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었다.
다정하고 따뜻한 리더.
회의 시간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반목이나 갈등이 없는 팀.
그때는 그런 그림을 막연히 꿈꿨던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업무에서 아쉬운 점이 보여 피드백을 하면 금세 다운되는 팀원,
겉으로는 야근까지 하며 열심히 하는 듯 보였지만
결과물은 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팀원도 있었다.
그때는 이런 생각도 했다.
“회사에 아직 적응이 덜 됐을 수 있으니,
먼저 친해져야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그래서 식사를 자주 하고, 술자리도 종종 함께했다.
순간적으로는 가까워진 듯했지만,
업무 성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피드백을 주면
“평소엔 아무 말 없더니 왜 갑자기요?”
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돌아보면 그 반응은 자연스러웠다.
당시의 나는 기준이 희미했고, 그마저도 꾸준히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팀원이 어떤 퀄리티와 속도, 어떤 태도로 일을 해야 하는지
일관되게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리더는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을 팀원에게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회의에서든, 1on1에서든, 협업 툴에서든
팀원이 리더의 일관된 기준을 느낄 수 있도록
꾸준히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은 퀄리티보다는 마감을 지키는 게 훨씬 중요하다.”
“토론은 적극 참여하되, 결정이 내려지면 일단 따른다.”
이처럼 구체적인 기준을 지속적으로 말해주거나,
피드백을 줄 때 그 기준이 내포된 코멘트를 남기는 식이다.
기준을 세우는 것만큼,
그 기준을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것도 중요하다.
리더 혼자만 알고 있다가
갑자기 맥락 없는 기준을 들이밀면
팀원들은 ‘급발진’이라고 느낄 수 있다.
그 순간, 리더와의 신뢰가 무너진다.
리더의 어려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스스로의 기준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그 기준을 팀에 끊임없이 전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리더는
끊임없이 배우고, 칼을 벼르듯 기준을 선명하게 다듬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변화가 생긴다.
팀원들이 그 기준을 내재화하고,
어떤 이들은 더 높은 기준을 스스로 세우기 시작한다.
그 순간 팀은 자연스럽게 기준에 의해 움직인다.
그리고 더 나은 기준을 세우는 사람이 다음 리더가 된다.
리더십의 힘은 결국,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지켜내며,
끝내 팀 전체로 확장시키는 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