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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하 Jan 13. 2023

[Tile8] 당당한 무지


작년 한 달간 화요일 오전마다 화실에 가서 그림을 그렸다.

1월 한 달 셀프 방학을 하며 그 루틴을 잃지 않기 위해 정거장에서 같은 시간에 그린다.

작년에는 주로 작가님이 주시는 사진을 그렸는데 올해는 내 여행 사진들을 하나씩 그려볼 생각으로 옛 여행사진첩을 뒤적인다. 하지만 내 수준에 맞는 사진 고르는 것도 쉽지 않다. 뭐든 쓱쓱 그릴 실력은 언제쯤 가능할지.


골라골라 선택된 사진은 스페인 알메리아 카보 데 가따 (cabo de gata, 고양이 곶) 트레킹을 한 후 도착한 해안 마을에서 까페 꼰 레체 한잔을 하러 들른 바. 바 이름이 no lo sé (난 몰라)였다. 이름처럼 마침 바 앞에 서있던 삼총사 아저씨들의 표정이 재미있어 찍은 사진이다.


오늘도 삶의 수많은 질문에 나는 그저 이렇게 답할 뿐이다.

No lo sé!(노 로 세)


우리에겐 때론 당당한 무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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