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

포토 에세이

by 시를아는아이

채석강이 실제로는 흐르는 ‘강’이 아니라는 것은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지만, 왜 내가 혼자서 굳이 그곳에 갔는지는 필름 끊긴 어떤 기억처럼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쩌면 예전 대학 시절 시 창작 수업 중에 누군가 예의 채석강을 소재로 쓴 시를 발표했던 것을, 그로부터 시간이 제법 흐른 뒤에 기억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학기에 한두 사람은 자작시 발표하다가 울고 만다던 추억의 강의….

아무튼 어느 주말 즉흥적으로 숨어들듯이 찾았던 ‘생거’ 부안….

판에 박힌 듯 허름한 여관에 숙소를 잡고 막막한 기분으로 찾았던 안개 자욱한 저녁 무렵 격포를 생각하면, 노래 <선창>의 이미지가 겹쳐 떠오른다.

그리고 다음날 이른 아침 저 채석강의 아름다운 퇴적암 옆에서, 듬성듬성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갓 잡은 회와 소주를 먹던 사람들….

그리고 덧없는 나의 여정은 시외버스를 타고 봄비 내리는 내소사로 이어졌었다.

그 시절 나처럼 찌질하고 한심한 청춘이 담겼을 영화 <변산>을 뒤늦게 찾아볼까 하다가, 오랜 동안 잊었던 채석강이 떠올랐다.

언젠가 다시 채석강에 가면 아직도 찬 소주에 펄떡이는 생선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풍경을 다시 보게 될까?

아니, 아마 이제는 내가 그 풍경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