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 일상
epi 2. 오토바이와 나
오토바이와 나
나를 잘 보자.
얼마 전 오토바이를 타고 아침 집에 갔을 때의 일이다.
가게 바로 앞에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주문을 하고 앉아서 음식이 나올 때를 기다리다가
내 자리가 문쪽이라 오토바이가 눈에 들어왔다.
오토바이의 양 옆에 큰 차가 주차되어 있고 뒤에는 다른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었다.
그걸 보는 순간! 아! 어떻게 빠져나가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리곤 머리를 굴렸다. 뒤에는 길이 없으니까 앞으로 해서 돌아가야지.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 나는 그 생각에 몰두했다.
음식이 나오고 아침을 먹으면서 오토바이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렸다.
다 먹고 나서 오토바이 쪽을 쳐다봤을 때는
이미 양 옆의 주차되어 있던 차와 오토바이가 사라지고 내 오토바이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내가 만약 밥을 먹지 않고 오토바이를 주차된 곳에서 빼내려고 했다면
차를 밀고 다른 오토바이를 치우고
아마 꽤나 고생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차는 너무 커서 내가 밀수도 없었다.
내 힘으로는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다.
사방이 막힌 듯이 보인 나의 오토바이는 내가 다른 곳에 몰두한 사이에 그 상황이 풀려버린 것이다.
내가 한 일은 그 상황에서 차를 치우거나 내 오토바이를 다른 곳에 주차한 것이 아니라
그저 아침 먹는 일에 몰두하여 생각을 멈춘 것이었다.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살펴보니 나를 막아섰던 것들이 저절로 자리를 떠났고
나는 유유히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할 수 있었다.
내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주변의 상황을 제어할 수 없다. 내가 그 큰 차를 밀 수 없듯이
그러나 그것에 대한 고민을 뒤로 하고 내 할 일 그때 당시의 내 할 일은 아침밥을 먹는 일이었다.
그 일에 몰두하다 보니 나는 아침밥을 먹고 별다른 수고 없이 내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할 수 있었다.
때론 시간이 필요하고
때론 다른 일에 몰두할 필요가 있고
내가 어찌할 수 없을 때는 다른 일에 몰두하여 그 생각을 끊고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순간 내게 큰 난관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저절로 그 자리를 뜨거나 다른 방도가 생긴다는 것이다.
나는 그저 내 할 일을 하면서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기까지는 굉장히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
생각의 끊김
시간에 대한 여유
생각에 빠져버리면 내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이 요동친다.
그러다가 내 생각을 바꾸면 어느 순간 내 감정도 잠잠해지고 평온해진다.
내가 이렇게 집중할 수 있는 일들을 내 스스로 찾아야 한다.
내 생각이 끊어지는 경험을 많이 할수록 나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