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취준생은 '오랑'에 갑니다
쾌적한 공부 공간부터 무료 커피, 선물까지! :)
20대 백수 기간에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어디에서' 취업 준비를 할 것인지 였다. 집에는 누울 곳도 있고, 컴퓨터도 있었기에 무언가 집중해서 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었다(핑계 맞음). 게다가 한여름에는 끝없이 에어컨을 틀기가, 그리고 한겨울에는 보일러를 틀기가 애매했기 때문에(집이 넓어 공과금 많이 나옴) 차라리 어딘가 밖에서 공부하고 자소서 쓰는게 더 나았다. 그래서 집 근처에 넓고, 공부할 수 있는 넓은 테이블과 콘센트가 있으며, 사람들은 잘 없는 카페를 많이 다녔다.
하지만,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눈치가 보인다. 사람이 아예 없지는 않아서 번잡스럽기도 하고, 아아 한잔만 시켜놓고 몇시간 있는 것도 좀 그렇고... 어쨌든 아아 하나 시키는 것도 돈이 들기 때문에 부담이 안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30대에 다시 시작된 취준... 공부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장소를 찾았다!
강서 '오랑'. 우장산역 근처에 있어서, 집에서 걸어갈 만하다'서울청년센터'를 아시나요?
서울청년센터 '오랑'은 서울 대부분의 구에 하나씩 있는, 오직 '청년'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여기는 공부, 독서를 할 수 있는 테이블과 신발을 벗고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요리까지 할 수 있는 등 혼자 오든, 여럿이서 오든 무언가 여러가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 근처에 있는 '금천오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 오랑을 본격적으로 알게되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오랑은 커피 머신기를 통해 원할 때 커피, 차 등을 마실 수 있고 친구들과 가면 보드게임을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가 있으며, 꽤나 최신에 출간된 책들도 있어서 빈 손으로 가도 몇시간을 금방 채울 수 있다. 담요, 멀티탭 등 편의기구 등도 대부분 구비되어 있고 '청년 매니저'가 상주해 여러가지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무료 혹은 적은 비용으로 대관할 수 있는 별도의 회의실 공간도 있어 팀프로젝트를 하는 대학생들이 와도 좋을 만한 곳이다.
사용한 컵은 깨끗이 설거지만 잘하면 된다!지역별로 여러가지 프로그램도 있던데
오랑은 단순히 공간만 제공하는 곳이 아니다. 여러가지 커뮤니티나 프로그램을 상시 혹은 기간별로 운영하면서 청년의 취업이나 청년들끼리의 친교를 도와주기도 한다. 취준생 입장에서는 졸업 후 취업 준비에 대해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이 많이 적어지기도 하고, 교류하고 있던 사람들이 끊기고 나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하기 어려운데, 그런 부분에서 오랑이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강서오랑'도 자소서를 첨삭해주는 프로그램, 그리고 롤(LoL) 소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더라.
다른 오랑들도 궁금해서 양천, 영등포, 은평구 등을 가보았는데 크기는 다르지만 비슷한 분위기의 대동소이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더라. 동네마다 사람이 많은 곳도 있고, 적은 곳도 있는데, 강서오랑은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나처럼 이런 곳을 아는 사람들은 꽤나 방문하고 있는 것 같다.
여러가지 선물을 주는 곳도 있다! 텀블러, 오거나이저, 펜 등등 ㅋㅋㅋㅋ청년 때를 위한 정책들 생각보다 많다!
대학생 때에도 등록금을 내면서, 나름대로 학교에서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교내 공모전에 참여해서 많은 것을 얻었다(돈, 경험 등등). 내가 낸 등록금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들을 몰라서 얻지 못하면 좀 씁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랑 같은 청년지원정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정치권에서 '청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각종 정책들을 많이 내고 있는데, 정작 관심이 없는 청년들도 많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와 우리의 부모님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들 중에 나에게 도움되는 것들은 충분히 이용해볼 가치가 있다.
나는 오랑에서 좋은 경험을 한 뒤에 '청년몽땅정보통' 등 청년정책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북마크해두고 주기적으로 접속해 새로운 정책이나 이벤트 등을 확인한다. 내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을 확실히 얻는, 알찬 청년이 된다 ㅋㅋ 내가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은 당당하게 이용해보자!
서울 안에 있는 모든 오랑들을 가보고 블로그에 후기글을 써볼 계획이다 ㅋㅋㅋ 그러면서 맛집 탐방도 하고... 이런 여유 참 좋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