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생일 축하 그림
형체가 없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크기를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매년 내 생일 때 느끼는 부모님의 사랑의 크기는 부모님을 향한 나의 마음의 크기를 한없이 작게 만든다.
아빠는 어느새부턴가 생일편지에 축하글귀와 함께 작은 그림을 그려주시기 시작했다.
그 그림은 이상하게 몇십 줄의 글보다 찡하다.
그림을 보면 결과물보다 아빠가 직접 밑그림을 그리고 형형색색 펜으로 색을 칠했을 과정이 머릿속에 먼저 그려진다.
부모님의 사랑만 한 크기 항아리에 내가 드리는 사랑 크기만큼 물로 평생 채우려 해도 절대로 채워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 때문에 비교와 부담을 느끼면 안 되고 주는 감정을 그대로 오롯이 느끼는 게 당신들이 원하는 것이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게 나의 몫이라면 난 잘하고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