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부와 번영의 풍수로는 물이 많이 쓰이는 곳에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은 에너지가 들어온다고 했다. 욕실, 주방은 물이 들어오는 곳이고 주부로서 가장 많이 활동하는 공간이기에 제일 먼저 집안청소를 한다면 나는 무조건 주방부터 청소한다.
예전에 살림을 잘하는 파워블로거에게 메일로 보낸 적이 있었다.
“저는 3살, 5살 아이를 키우는 가정주부입니다. 아이들의 장난감도 많고 집안이 어수선해서 어디서부터 치워야 할지 모르겠어요. 항상 치워도 티가 안나는 살림을 잘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모든 게 엉망인데 어떻게 청결한 집안을 유지 할 수 있을까요? 혹시 방법이 있다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당연히 메일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잊혀지고 어느 날 대형마트의 문화센터에서 그 파워블로거가 강연을 한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반갑기도 했고 살림 노하우를 직접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날 강연에서 파워블로거는 과거에 메일을 받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어느 독자가 저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집안이 지저분해서 어디서부터 청소해야할지 모른다고요. 그건 당연히 주방부터 치워야죠. 내 공간을 우선 깨끗하게 해야 나머지 것들이 지저분해도 눈에 덜 거슬린다 말입니다."
그 메일을 보낸 사람이 바로 나였을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메일로 답변을 주지 않았을 땐 괜찮았는데 강연에서 뒷담으로 듣는 것 같아 굉장히 불쾌했다.
바로 그 길로 서점에 들려 청소와 살림 잘하는 방법이 있는 책을 구입했다.
속옷 개는 법, 수건 정리하는 법, 수납 잘하는 법등 집을 청결히 하는 방법이 세세하게 나왔기에
하나씩 적용을 하며 시행착오를 거쳤다.
부모님을 보고 배우지 않았나? 하면 어린 시절에 우리 집은 그런 환경이 아니었다.
바쁘신 부모님 밑에서 우리 집은 누가 볼까 창피할 정도로 어수선했다.
주방엔 항상 설거지할 그릇들이 쌓여있었고 이불은 항상 개져있지 않고 방바닥에 깔려있었다.
두 개의 방뿐이라 조촐한 살림살이 밖에 없었지만 엄마의 가사노동은 빨래와 식사준비로도 벅찼을 것이다. 새벽부터 나가서 밤늦게 식당도우미로 일하셨던 엄마에게 깨끗한 주거환경까지 바랐다면 아마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지도 모른다.
집이 지저분해서 부끄러웠지 없는 세간살이에 부끄러워본적이 없었다.
다만 우리 집은 왜 항상 가난할까? 하는 의문은 있었다.
그런데 살림 책을 읽으면서 풍수에 대한 내용을 봤을 때 문득 과거의 우리 집 환경이 떠올랐다.
그런 트라우마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행동을 하는 것은 어쩌면 플라시보 효과로 이어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주방 청결을 우선 제 1의 목표로 삼았다.
1. 수납장 정리 : 70%물건만 채우고 공간에 여유를 두기
꽉 찬 수납장은 시각적으로도 답답하고 물건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
2. 유통기한 확인 및 냉동고 정리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은 바로 버리고, 냉동고는 1년 주기로 오래된 음식을 정리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생각보다 재료들의 수분이 날아가서 본래의 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3. 요리 중 환기 필수
요리를 할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풍기를 작동시켜, 가열된 공기가 집안에 머물지 않도록 공기를 순환시킨다. 그렇게 하면 주방에 묵은 냄새가 배기지 않고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다.
4. 요리와 동시에 청소하기
요리 중 틈틈이 가스레인지와 싱크대를 닦아준다. 청소를 미루면 부담이 커지므로 즉시 처리하는 습관을 들인다.
5. 식기세척기의 활용
12인용을 추천한다. 냄비와 같은 큼직한 것을 같이 넣을 수 있고 4인 가족의 많은 식기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6. 환풍기 가스 후드 정기 청소
환풍기의 기름때는 정기적으로 제거한다. 뜨거운 물과 베이킹소다를 사용해 세척하면 기름때를 쉽게 제거하고 깨끗하게 유지할 수있다.
과거를 떠올려 보면 가난한 우리 집은 늘 주방이 지저분했다.
제일 먼저 내가 돈을 벌면서 한 일은 엄마의 주방을 전면적으로 다시 정리를 해주었던 일이다. 그릇건조대부터 수납까지 전부 정리해주고 항상 청결을 유지하도록 조언을 했다.
또한 살림을 잘 모르고 결혼했을 때 주방 후드에 기름때가 상상을 초월했고 집안에 안 좋은 일들도 그 때 일어났기 때문에 나는 이상한 징크스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나의 작은 습관들은 더 나은 나로 만들고 있었다. 하나를 할 줄알면 그 다음은 다른 것도 할수 있게 된다. 청소를 한다는 행위가 또 정신을 개운하게도 한다. 기분전환으로도 좋다.
그러므로 청결한 주방이 번영을 가져오듯, 작은 변화가 큰 행복을 만들 것이다.
이제 막 독립을 하기 시작한 우리 자녀들이(엄마 말은 듣지도 않겠지만) 혹시나 내 글을 읽어본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발견하게 되면 그리고 때가 되면 엄마가 하고 싶었던 말들이 귀에 들려오지 않을까?
올 한 해는 모두가 돈이 술술 들어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