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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화장실(욕실) 청소는 언제 하는 것일까?

청소 편

by 바크

화장실 청소는 언제 하는 것일까?



우리 남편은 태어나서 한 번도 화장실 청소를 해본 적이 없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지만, 더 놀라운 건 그 사람이 바로 내 남편이라는 점이다.



남편은 청소를 하기 싫어 남에게 시키거나 돈을 주고 맡기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남자가 부엌에만 들어가도 집안 기둥이 무너진다”는 집안에서 교육을 철저히 받으며 자란 덕분이다.


남편은 화장실 청소를 미루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그는 나중에 할게 라는 말을 남기고 낚싯대와 짐을 챙겨 떠나곤 한다. 이 게임의 규칙은 상대방이 지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 하지만 나는 이 유치한 게임에서 지는 편을 택한다. 에너지를 낭비하기 싫어서다.


이 집을 벗어나기만 하면 집안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미성년자의 아이들을 두고 나까지 내 즐거움을 찾아 떠나 놀 수가 없다.

한마디로 이 유치한 게임에 같이 노닥거릴 만큼 여유가 없다.



임마누엘 칸트는 18세기 프로이센 철학자인데 굉장히 뛰어난 수재였다고 한다. 집안이 그리 풍족하지 못해서 취업을 해야 했는데 아쉽게 떨어지고 왕립도서관의 사서로 취업을 했다. 그리고 그는 취업하자마자 가사도우미를 채용한다. 칸트가 역대급의 글을 남긴 이유도 가사노동의 비중을 과감하게 줄여 위탁하고 글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생 독신으로 살았으니 어쩌면 어떻게 하는 것이 득이 될 것인가 계산도 쉬울 것이다.


남편이 생각하는 것도 이 것이다. 가사도우미를 쓰면 되는데 왜 힘들게 가사노동을 하냐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대기업 재벌도 아니고 건물주도 아닌데 돈이 어디 있겠는가?


남편처럼 살다 간 쪽박 차기 쉽다. 티클 모아 티클이란 유머로 넘기기 쉬운데 티클 모아 태산이 맞다. 이렇게 편함을 추구하다가 언제 목돈을 마련할까? 그러니 가능한 한 푼이라도 아껴보고 건강한 몸이니 제대로 써보자. (물론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가사도우미 당연히 쓸 수 있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깔끔하고 청결하게 살 수 있고 요령을 터득하면 식은 죽 먹기인데도 시도조차 안 한다. 귀찮고 하기 싫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보자.

앞으로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사회의 근본이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졸혼은 이제 흔하고 이혼도 흔하다. 비혼 역시 아주 빠르게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나는 단지 이 세상이 어떻게 변화가 될지 참 궁금하기도 한데 우리 자녀들을 생각하면 혼자서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줘야 하지 않나 생각을 자주 한다.


자취를 하거나 독립을 하면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한다. 습한 공간에 균이 생기면 건강에 영향이 미치고 운이 달아날 수 있다.



그렇다면 화장실 청소는 대체 언제 하면 좋을까?

깨끗한 화장실을 유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샤워 후 나가기 전에 청소하는 것이다.

우리 집 화장실은 건식화장실을 추구한다. 세균번식을 미연에 방지가 되기 때문이다.

아래는 내가 사용하는 간단한 방법이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나만의 규칙을 나열해 본다.


1. 샤워 전에 준비 작업

- 자질구레한 물건들 정리한다.

-샤워기로 욕실 전체 물을 한 번 뿌린다.

-욕실 청소용 세정제를 바닥부터 벽, 유리, 수전에 골고루 뿌린다.

2. 머리 감고 트리트먼트 하기

-고무장갑을 끼고 매직블록이나 청소용 솔로 구석구석 문질러 닦는다.

-일회용 변기클리너로 구석구석 청소한다.

-샤워기로 화장실 전체 비눗물을 제거하면서 시원하게 뿌려준다.

3. 얼굴, 바디 씻고 샤워부스 정리하기

-나오기 전에 머리카락 등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비누, 샴푸 같은 세면도구를 정리하고 다시 한번 샤워기로 물을 뿌려 잔여

비눗물을 제거한다.

4. 샤워 끝 화장실에서 나오기

-환풍기를 작동시키고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 습기를 없앤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유지하면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다.



만약 이미 곰팡이가 생겼다면, 최소 자금으로 청소하는 아래 방법을 추천한다.


곰팡이 제거법

1. 준비물 : 고무장갑, 세숫대야, 락스, 화장지

2. 대야에 물을 가득 담고 락스 한 컵정도 넣어서 희석한다.

3. 화장지에 락스물을 묻혀 곰팡이가 낀 타일 틈새에 붙여둔다.

4. 반나절 방치하면 곰팡이가 깨끗이 사라진다.



한번 요령이 습득하면 일상생활에서 화장실 청소를 따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자기만의 공간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른답고 좋은 일인가?

깨끗한 욕실을 유지하면 단순히 위생을 넘어 삶의 여유와 평화를 얻을 수 있다. 작은 공간을 정리하는 행위가 자신감을 주고 몸을 움직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도 있다.


욕실 청소를 전담할 수밖에 없는 내 상황에서 부부사이에 배우자가 죽었다 깨어나도 이것은 못하겠다 싶으면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족을 위해 청소를 하는 점에서 열심히 홍보하지 않으면 으레 자기 몫이 아니라고 태평하게 있을 수 있다. 부부는 서로가 절대 한마음일 수 없다. 다만 배우자가 상대방을 위해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만 그 마음을 안다. 저절로 알아주리라고 하다간 서운함이 클 것이다. 청소를 했다고 생색을 계속 내줘야 한다.


그러면 배우자는 내가 못하는 어떤 다른 것을 대신 할 수 있다. 그런 것이다. 협의 점을 찾아내기 위해 서로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화장실(욕실)청소하다가 어쩌다 여기까지 이야기가 흐르는지 모르겠지만 결혼이라는 것이 남녀의 비합리적인 약속과 같기 때문이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 물이 자주 쓰이는 주거 공간에서 제일 먼저 청결을 유지해야 하는 곳은 주방과 욕실이다. 생각보다 욕실 청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독립을 하게 되면서 제일 먼저 알려줬던 것이 주방과 욕실관리이다.


화장실(욕실) 청소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운이 술술 들어올 것이 틀림없다. (씽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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