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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ㅁㅎ Feb 10. 2020

퇴사 후 내가 한 첫 번째 일

같은 질문하지 않으려고

퇴사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사람도 많이 만나고 아프기도 하고, 한 달 살기 준비도 했다. 지금은 원래 방콕에서 디지털 노마드가 무엇인가 한 번 체험하고 있을 때인데 신종 코로나라는 예측불가의 변수가 등장해 2000년대 Z세대들이 가득한 집 앞 스터디카페에 앉아있다.


잠깐이지만 회사를 다니며 전력질주를 하다가 몸이 상했기 때문에 잠도 푹 자주고, 귀찮으면 해야 할 것을 미루기도 하며 온전히 내편이 돼주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 와중에 일주일도 되지 않아 시작한 스터디가 있다.


지금 당장 5급 공무원이 된다면?

대박일까. 한 발자국 뒤에서 보면 난 또 전력질주 후 번아웃 와서 쉬는 게 훤히 그려졌다. 어차피 일 하다가 이직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직 후 얼마 못가 퇴사 후 발전 없이 똑같은 질문을 스스로 되뇌는 내가 보였다. 아니 엄밀히 말해, 미래의 나뿐만 아니라 지인들의 현재도 보였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 문제는 머지않아 다시 수면 위에 올라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쉬게 된다면 그 문제는 나를 옭아맨다.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지인이 많다 보니 그로스해킹이라는 단어를 최근에 많이 들었다. 이름만 들었을 때 뭔가 디지털적이고 멋진 이미지가 상상되는데 사실 특별할 건 없어 보인다. 측정 가능한 가설을 세우고 실제 테스트해보고 측정 후 문제점을 발견하면 다시 해결책이 무엇일까 가설을 세우고 다시 시도하는 마음가짐 정도이다. 커리어를 설계할 때도 '지금까지 이거 했으니까 별 수 없이 이거 해야지', '연봉 더 주니까 저기로 가야지' 이런 거 말고, 뭔가 지금보다는 날카로운 나만의 가설을 좀 세우고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방식이 특이한 것도 한 몫했다. 직원 전부가 리모트 워크를 한다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매일 하루에 해야 할 분량을 메시지로 전달하고 일주일에 한 번 같은 시간에 온라인에서 다 같이 1시간 정도 참여한다. 온라인 강의가 아무리 좋아도 사실 완주율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이 접근법은 내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커리어 스터디가 있었다. 집이 서울이 아니라 오프라인은 부담이다. 왔다 갔다 하지 않는데, 크게 부담되는 가격도 아니었다. 넷플릭스로 무엇을 볼지 고르는 것도 귀찮을 퇴사 후, 내가 일주일 만에 스터디를 시작한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이제는 스터디를 완주하고 다시 한번 복기를 하면서 브런치로 풀어보려고 한다. 투비컨틴유.


*CTA FREE ZONE

직업병일 수도 있는데, 저는 어떤 콘텐츠를 보다가 제품이나 서비스가 나오면 몰입이 확 깨지더라구요. 이 글이 혹여 광고성으로 보여 본질이 흐려질까 봐 어떤 수업을 들었는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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