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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린 Jan 03. 2020

인생의 오페라 들여다보기
_<파바로티>

다큐멘터리 영화 <파바로티>를 보고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영화는 하나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낡은 캠코더 화면 속 어떤 남자는 금방이라도 자신의 삶을 들여다본 것처럼 답하기 시작한다. 오페라를 친근하게 만든 사람. 그 과정에서 비평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어느 테너. 거침없이 답을 이어가던 또 다른 질문이 다가온다.



그럼 인간 파바로티는요?




  영화는 그의 대답을 감춘 채 아주 먼 옛날로 시간을 돌린다. 우리가 유명한 테너 '파바로티'를 알지 못했던 순간으로. 우리가 마주하지 못했던 '인간' 파바로티를 마주할 수 있는 과거로.



  한 사람. 인간 파바로티는 오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기를 원했다. 영화는 그런 그의 마음을 담아내려는 것처럼 그의 '목소리'를 관객에게 비춘다. 전성기에 올라서는 '인생을 담아낸 오페라'. 그는 대중에게도 평단에게도 찬사를 받는 정점에 오른다.




  영화는 그렇게 우리가 아는 '대중적인 그의 업적'과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간 파바로티' 두 가지 모습을 뒤섞는다. 파바로티의 생각이 담긴 캠코더 화면. 그를 누구보다 가까이했던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관객은 무대 뒤 숨을 고르는 '인간 파바로티'를 마주하는 것이다. 



  오페라 가수 '파바로티'의 전성기를
 비추던 영화는 이제
그의 인간적 '선택'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받은 사랑을 바탕으로 파바로티는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한다. 기부를 하고 학교를 세우고 전 세계로 걸음을 옮긴다. 심지어 그는 자선 기부 공연에 오페라 가수가 아닌 자신과 다른 '음악'을 하는 이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한다.



  오페라에 소원해졌다는 비평가들의 평에도 그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를 사랑'할 있는 쪽으로 향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 파바로티의 삶에는 변화가 다가온다. 그토록 모두에게 사랑받던 그의 '목소리'가 힘을 잃고 비난받기 시작한다.


  파바로티에게도 죽음이 다가온다. 


   영화는 그의 죽음에 다가선다. 죽음을 앞둔 인간 파바로티는 캠코더를 바라보며 질문에 삶을 되돌아본다. 결론에 이르러 파바로티처럼 관객은 다시 영화의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못난 아버지. 누군가에게는 괴짜였던 친구. 소중한 연인. 무엇보다 오페라를 사랑했던 어느 남자. 


그는 파바로티였다.

 


  




- 파바로티, 론 하워드, 다큐멘터리

- 시사회로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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