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소묘

by KAKTUS

어느 날 남향의 해가 보드랍게

얼굴을 쓸어 올린다


그때 잠시 눈을 감고 이대로 조금만 더

눈을 뜨지 않아도 되겠냐는

부탁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지금 막,

청춘을 지나려고 할 때일 것이다


특권처럼 젊음을 낭비하고 나서야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절에게 해답을 찾아다니며

우리는 슬픈 눈을 얻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힘껏 자신을 파괴했던

당신은 사과할 곳도 용서를 구할 곳도 없다


청춘은 그렇게 갔다

노을 앞에서 다만 아름답고 싶었는데


눈물샘이 솟는 자리에 속눈썹이 파르르 떨린다


이 또한 이별임을 이해한다면

당신은 십분 쯤은 더 햇살 속에서

눈을 감고 있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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