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참을성 없고,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폭탄처럼 들고 다녔다
열에 시달려 늘 볼이 빨갰고, 어른인 척 하고자 했던 계획은 금방 탄로났다
길을 잃고, 헤매고, 무작정이고, 가난했으나 꿈은 절실했다
번번이 사랑 앞에 고꾸라졌으나 사랑은 계속 되었다
그때가 좋았다
서툴고, 온전하지 않고, 완성되지 않은 얼굴이 좋았다
사랑에 꿈이 많던 시간들
그 무렵은 자체로 눈부셨다
푸르러가는 나무의 여린 잎 같은 시절, 그 투명한 빛이 좋았다
아름다운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