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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Aug 29. 2024

어린 날의 사랑은 코미디 같이 떠났다

철없던 시절의 사랑은

모두 제각각 코미디 같이 떠났다.


나와 너는 어렸고

감정의 밀물과 썰물을 조절하지 못했다.


열 번의 다른 봄처럼

열두 번의 다른 겨울처럼

사랑이 떠나면

대부분 매달리는 나와

그것에 매달린 초라한 그림자만 남았다.


우스웠다.


떠나간 사랑도, 남겨진 나도.


그중에 더 우스운 것은

사랑의 의지도

생활의 집념도 꺾여버린 나.


마른 뺨을 때리며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

마음먹었다 우스워지지 않기로.


사랑은 코미디 같이 떠났어도

나 스스로에게는 결코 우습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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