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와 숫자

말이 칼처럼 느껴질 때

by 초연이


두루뭉술하고

은근슬쩍하며

대충 묻혀낸 인절미의 콩가루처럼

어벌쩡한 모습으로 비친다 싶을 때.


정확하고 날렵하고 세심한 누군가에게

종종 그에 걸맞은 열쇠가 필요해 보일 때가 있다.


특정한 숫자로 귀결되는 결과와 행동으로

실수없이 계산될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아쉽게도 그 열쇠와 숫자를

풀어내지 못할 때가 있다.


원하는 해답에 가까워지려고

나름 혼신의 힘을 내고 또 내어보지만

콩가루스러운 어리숙함이

결국은 나였음을,

비로소 나는 거기까지였음을 발견한다.


평생의 숙제 같은 열쇠와 숫자 속에서

나의 중심과 기준은 어딨는가.





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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