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는 그늘에 대하여
볏짚으로 엮은 그늘 아래
도시는 잠시 숨을 고른다.
바람은 말을 아끼고
빛은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
머무는 사람의 어깨 위에 내려앉는다.
소란스러운 마음 고이 접어두고
잠시 의자를 찾는다.
해야 할 일들은 그늘 밖에 두고
지금의 나만 안으로 들인다.
햇살과 그늘 그 사이쯤에서
잠깐이라도
세상과 나 사이에
그늘 하나를 세워두기의 무게에
겸허히 몸을 기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