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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없는 책방 Nov 30. 2018

우리에게 남은 온기 가득한 시선

#개님의 책 읽기1

<회색 인간>, 김동식, 요다

<출처: 알라딘>


<회색 인간>은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의 공포 게시판에 연재된 단편소설 모음집입니다. 공포라는 키워드에 걸맞게 우울하고 기괴한 설정을 바탕에 두고 당면한 상황에 반응하는 다양한 인간상을 그려냅니다. 자극적인 내용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책을 읽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작가인 김동식은 고졸에 노동자이며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다는 말로 소개가 됩니다. 그것들이 작가가 지녀야 할 덕목인 듯이. 그래서인지 작가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전제로 글을 써 내려갑니다. 조건 따위는 모두 무시가 되는 상황,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선택지. 


독자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벼랑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급급합니다. 우리 내부의 잔인함, 이기심, 인간 본성 등 수많은 생각이 뒤엉켜 어두움 속으로 끌려갑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느껴지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희망적인 시선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은 계속해서 시험대에 오릅니다. 생존이라는 목적으로 저지르는 살인, 목숨의 가치를 재어보게 하는 희생, 의심과 질투 등 우리가 숨기고 사는 여러 본능을 끄집어냅니다. 책 속에서 우리는 그저 선택하고, 대가를 치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인간으로 지녀야 하는 삶에 대한 태도 혹은 가치를 생각하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되묻게 됩니다. 


저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이성과 본성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와중에 냉소를 띈 채로 페이지를 넘겨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을 통해 희망을 바라보게 합니다. 아직 우리 세상에는 선(善)이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선택할 차례입니다. 책을 덮고난 뒤 세상에서 마주하는 벼랑 끝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이를 마주할 용기가 있다면 선택도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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