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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Aug 03. 2020

[에세이112] 돈, 그릇

[여니의 크루 에세이] 나에게 돈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스스로에 대한 질문에 꽤나 답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어려운 질문 영역 중 하나, 돈. 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지 얼마 되지 않았기도 하고, 돈을 '많이 벌고 굴리는 것'은 나와는 거리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돈에 대한 가치관은 극 최근에 들어서야 생각해보기 시작한 주제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이 돈과 그릇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돈을 담을 수 있는 자기 그릇의 크기가 있다는 이야기. 아무리 투자 선생님들이 돈 굴리는 법을 알려줘도 다들 부자가 되지 못하는 건 자신이 그만한 돈을 담을 만한 그릇의 크기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라고 말이다. 라면 2인분만 끓이던 사람이 100인분 못 끓이는 것과 같다. 처음 들었을 땐 나의 귀여운 월급이 떠올랐고, 내 그릇의 크기를 말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그럼 돈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해보면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선생님의 이야기처럼, 내게도 돈은 그 자체보다는 내 그릇의 지표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누군가 나에게 두 배의 연봉을 준다고 했을 때 '와 진짜 세상 열심히 살겠습니다!'의 반응보다는 '제가 그 정도 돈을 받아도 될까요?'라는 걱정이 앞서진 않을 테니까. 돈, 특히 내가 버는 돈이란 나의 그릇의 지표가 맞다.


그래서 돈 더 벌고 싶은 마음이다. 돈 나도 진짜 많이 벌고 싶다가도! 무섭기도 하다. 일확천금이 아닌 점진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마 그 이면에는 결국 그런 돈을 벌 수 있을만한 그릇의 크기를 꾸준하게 늘려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테다. 더 큰 사람이 되고 싶으니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나는 부족하다며, 내가 버는 돈과 현재 나의 모습에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은 지양하고자 한다. 최근에 <더 해빙(The Having)>이라는 책을 읽었다.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풍족함과 감사하는 마음을 실천한다면 그 에너지가 결국 또 돈을 끌어올 거라는 이야기. 누군가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테지만, 내게는 하나의 고정관념을 하나 깨는 이야기였다. 무엇에 대한 열망이 꼭 결핍과 부족으로부터 시작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돈이 아니라 나의 그릇을 키우는 데 있어서도 해당되는 이야기 같다.


현재의 나의 그릇과 돈에 만족하고 감사하면서도, 계속 계속 그릇을 깨 나가는 사람. 앞으로도 돈을 버는 일에 있어 가장 큰 방향과 가치관은 이렇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 읽어봐도 왠지 현실에서 붕- 떠있는 이야기처럼 보이는 건, 이제야 돈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관을 확립해나가는 나의 이야기라 붕- 떠있는 게 맞을 거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잘 쌓아나가 언젠가는 진한 돈 얘기를 해야지.



다음 다자 정인님에게 보내는 질문입니다 :)

"일주일의 유급 휴가 기회가 생겼습니다. 뭐 하면서 쉬고 싶으신가요?" 





•돈에 대한 나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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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저너리는 일론 머스크를 만나 인터뷰하러 가겠다고, 다 같이 우주여행을 가자며 출발한 비영리 소모임(이자 우주 먼지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아 청춘들을 응원하자는 마음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브런치와 팟캐스트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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