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저너리 Sep 07. 2020

[에세이 117] 현재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

[미셸의 크루 에세이 13] 기분이 편안해지는 나만의 장소

코로나의 확산으로 다시금 재택 근무가 강화된 요즘 나는 나의 습성(?)을 다시금 깨닫고 있다. 복지비는 동결되고, 채용 및 승진도 동결된 우리 회사는 스마트 데이라고 해서 일주일에 한 번 씩 재택 근무를 시작한 와중이었기에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 되자, 처음으로 전원 재택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창 코로나가 심할 때에도 순환 근무를 해왔기에 다같이 재택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누워 있는 것보다 앉아 있는 걸 좋아하고 편안하게 풀어져 이런저런 생각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약간은 긴장한 상태로 집중하는 걸 더 좋아한다는 사실.


물론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것도 좋아한다. 그런데 마냥 누워만 있는 건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코로나가 한창 시작했던 때에는 스스로의 행동 패턴을 기왕 이런 시기에 잘 맞춰보고자 침대에서 쓸 수 있는 나무로 된 저렴이 작은 간이 책상을 사서 두기도 했었다. 그 간이 책상은 요즘도 유용하게 잘 쓰이고 있는데 침대에서 책상까지 가는 게 멀게 느껴질 때는 금방 침대 옆에서 후다닥 들어 올려서 책을 읽을 때 사용하거나 노트북을 얹어두고 쓴다.


침대에 누워서 하기 좋아하는 일들도 있다. 넷플릭스로 다큐나 공상과학 영화를 본다거나, 남자 친구와 잠들기 전까지 전화 통화를 한다거나.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나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는 개인적으로 누워 있는 시간은 생각 보다 덜 한 것 같고 새로 산 등받이용 베개를 가지고도 침대 맡에 걸터 앉아 있을 때가 많은 것 같다.



실제 내 책상은 이렇게 예쁘지 않다. 이것보다 삶의 방향성에 대한 메모와 이루고 싶은 것들에 대한 것들, 비저너리 2020 달력과 올해 지니기로 했던 삶의 태도 등이 붙어 있다.

(지금은 책상 정리가 덜 되어 있어서 찍어 올리지 않는 것으로!ㅋㅋㅋ)



그리고 성향이 이러하다보니 굳이 현재로서의 '공간'을 콕 집어 찝자면, 나는 여러 메모들이 붙어 있는 내 책상 앞(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자그마한 화장대의 거울을 가려서 사용 중인 곳)이 가장 마음이 편안하다. 나에겐 글을 쓸 수 있고 노트북 한 대로 세상 곳곳의 일들이나 새로운 일들이나 활동들에 대한 가능성들을 탐방할 수 있고 진행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나 업무에 대한 리서치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한 평이나 되려나 싶은 작은 공간이 지금은 가장 행복한 곳이다.


사실은 활동적인 성향에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기에 주말이면 바깥 어디든 돌아다니거나 작업하기 좋은 집앞 스타벅스를 가는 것도 좋아했는데 제약이 생기는 어려운 상황이 닥치니 사람은 역시 적응하는 법인 것 같다.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 이미 좋아하고 있는 것들에 감사함과 행복을 더 가까이 느끼게 되었고, 그러기로 했다.


이런 것들을 가만가만 생각하다 보니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내 한 평 짜리 책상 앞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니까. 또 나는 개인적으로 감정 기복이 다소 있지만, 그런 만큼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한 것 같은데, 미래에 알콩달콩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면 어떤 집일지는 모르겠지만 내 방 외에 글방, 내가 아끼는 책들이 꽂힌 따뜻한 오크색상의 책장과 노트북을 놓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을 가져도 참 좋겠다고도 다짐해 본다.


하여, 혹여 코로나로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면, 지금 현재 활동 반경 속에서 가장 감사함을 느끼며 좋아하는 공간은 어느 곳인지 이 기회에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다음 크루에게 던지는 질문

때로 밀려오는 감정을 어떻게 마주하나요?







• 휴식을 위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에세이 116] 휴식을 풍요롭게 해주는 그림 그리기


• 무엇을 할 때 가장 잘 쉬었다고 느끼나요?

[에세이 115] 밥 짓는 이방인


• 요즘의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에세이 114] 하루의 끝을 마무리하는 공간


• 일주일의 유급 휴가가 생긴다면?

[에세이 113] 집 나간 생각을 찾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에세이 116] 휴식을 풍요롭게 해주는 그림 그리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