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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탄 리 Jun 02. 2024

밤에 다시 써보는 시조

바다

바다는 흐리운 내 호흡의 비닐우산
펼치면 펼칠수록 멀리서 밀려들어와
동해서 오는 물소리 빗방울소리 같아

바다는 잡지 못할 향기로운 꽃비늘
발 담그면 담글수록 저리로 도망가지
어떻게 잡아야 할지 성 으며 기다려



세월

광복동 쏘다닐 때 쏟아지는 마른 해
그늘로 해 피해서 올라가는 용두산
녹음 진 한산한 공원 나무들이 줄짓네

땀줄기 말리며 두어 바퀴 도는데
정자 그늘 앉으신 할머니가 보이네
몇 마리 비둘기들과 나누는 말 맑아라

"내가 오십 년 만에 여기 다시 올라와"
"그래서 너희한테 주는 기다 과자를"
그때 할머니 이마를 비껴가는 오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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