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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누 Dec 22. 2020

오늘도 그림책 수업, 3화

서로를 위하는 우정, <탄빵>

1. 수업 목표

오늘 만난 우리는 아직 어색하다. 또 두렵고 낯설다.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책에 대해 어려움이나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혼자 했던 독서와는 다른 함께하는 독서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 이 모임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곳이라고 여긴다면 좋겠다. 나아가 우정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서로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도 빵을 태워서 탄 빵을 들고 오는 거북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처럼 때로는 실수하고 부족해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누고 싶다. 혼자일 때 느낄 수 없는 관계의 단단함은 이 수업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같이 책 읽는 순간이 즐겁고, 함께라서 더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이 수업을 계획했다.                        


2. 수업 흐름

이야기 나누며 책 읽기

우리도 동물들처럼 조각 모아볼까? : 레고로 조각 만들고 완성하기

놀이터 사용설명서 작성하기

소감 말하기


3. 수업 들여다보기     

이야기 나누며 책 읽기     

책이 종이봉투 안에 들어있다. ‘오늘은 빵 수업이야’라고 말하면서 책을 살짝 꺼낸다. 표지에는 검게 탄 빵 한 조각이 그려져 있고 표지를 넘기면 계속 까만 면지로 이어진다. “무슨 내용 일 것 같아?”라고 묻자 면지와 제목으로 예측하기 시작했다. 그래, 탄 빵이 중요해 보이지? 이제 탄 빵 이야기 시작해보자.

질문하며 책을 읽어 나간다. “자, 이제 등장인물이 나오네. 모두 5마리구나. 아니, 여기 거북이 혼자 또 있네.” 나는 장면을 넘기며 아이들과 말을 주고받는다. 이 책은 글밥이 거의 없어서 글만 읽다 보면 금세 책을 덮을 수 있기 때문에 천천히 내용을 파악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책을 읽으며 했던 질문이다.

거북이 표정이 어때 보여?

첫 번째 빵은 누가 굽고 있는 장면일까?

거북이는 몇 번째로 빵을 구웠니?

거북이가 탄 빵을 보고 어떤 기분이었을 것 같아?

동물들이 빵을 굽고 나서 뭘 하는 것 같아?

‘오늘도 거북이 빵이 타 버렸습니다’는 무슨 뜻일까?

접시에 6조각의 빵을 올려두었네. 어때 보여?

마지막 장면 보고 느낀 점 말해볼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말해볼까?          

*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다들 무엇을 느꼈을까? 우리는 책을 함께 읽을 팀이 되었고, 앞으로 계속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동물 친구들이 서로 빵을 구워 나누는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우리도 동물들처럼 빵 조각 모아볼까? : 레고로 조각 만들고 완성하기     

“함께 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대화, 우정, 돕는 마음이라는 이야기가 오고 간다. 이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이런 생각을 잘 담아서 레고 조각으로 표현해볼까?

무엇을 만들까 이야기 나누다가 놀이터에 있는 놀이기구를 떠올렸다. 한 아이는 미끄럼틀을 만들고, 또 다른 아이는 그네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각자 만든 놀이기구를 만들어 나누었다. 아이들은 친구와 나눌 놀이기구를 만들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즐겁게 참여했다.  자기가 맡은 것을 다 만들고, 친구가 만드는 것에 함께 참여하기도 하면서 만든 것들을 모았다. 책 속의 이야기가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우정 놀이터 사용설명서 쓰기     

놀이기구를 만들어서 나누는 재미를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의미에 집중해 보고 싶었다. 먼저 놀이터의 이름을 만들기로 했는데 종이에 친구들과 함께 만든 놀이기구를 모아놓고 우리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놀이터 이름을 지어보자고 했다. 여러 이름을 지어보면서 오늘 배움과 연결되는 이름을 고르면 된다.

수업의 마지막 활동인 ‘놀이터 사용설명서’를 썼다. 붙임 종이에 간단히 쓰면서 우리가 함께 나눌 때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길 바랐다.         

*     

놀이터를 보면서 아이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완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나를 잘했다고 칭찬할 수 있을까? 수업에서 의도한 대로 서로의 도움과 나눔, 단단한 관계 맺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놀이터가 완성되기까지 친구와 함께한 즐거움을 알고 고마워하게 되었을까? 경쟁보다 마음 따뜻해지는 것이 협력이라는 것을 깨달았을까?      

*     

소감 말하기     

‘나도 거북이같이 실수한 적 있었다.’ ‘나도 거북이 같은 친구나 동생이 있다.’ 두 문장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했다. 한 명씩 돌아가며 말하는 동안 우리 모두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때로는 거북이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거북이를 만나기도 한다는 사실은 상대방의 처지와 입장을 이해하는 대화로 이어진다. 한참 놀고 난 뒤에 오는 평온한 깨달음. 이 여운이 오랫동안 아이들 마음속에 남길 바라며 수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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