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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Nov 12. 2020

플랫 화이트 한 잔 주세요 (1)

One Flat White Please (1)

# 플랫 화이트 한 잔 주세요 (1)

## One Flat White Please (1)


종종 카페 메뉴판을 보면 플랫 화이트(Flat white)라는 음료가 있다. 어떤 음료인지 이름만 들어서는 전혀 감이 오질 않는다. 플랫 화이트의 기원도 명확하지 않다. 호주와 같은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즐겨 마시는 커피의 일종인데, 일반적으로는 카페라테(Cafe Latte)와 비슷하나 우유의 양이 적고 우유 거품이 더 얇게 깔려있어서 에스프레소의 풍미가 강하게 나는 음료이다. 


나의 플랫 화이트 레시피는 에스프레소 1샷* 혹은 기분에 따라 리스트레토** 1샷을 잔에 깔고 180ml의 우유를 아주 잘게 스팀 하여 커피 잔***이 가득 찰 때까지 프리 푸어링****과 동시에 라테아트*****로 마무리하여 완성한다. 음료가 완성되면 300ml 용량의 스팀피처****** 바닥에는 약간의 우유와 우유 거품이 남는다. 


* 1샷: 약 1oz, 28ml

** 리스트레토: 에스프레소보다 적은 양을 단시간 내에 추출하여 쓴맛이 덜하다. 

*** 커피 잔: 6oz, 170ml, 주로 유리컵이나 도자기 재질의 커피 잔

**** 프리 푸어링(Free-pouring): 프리 포어링이라고도 하며 우유나 물을 붓는 행위

***** 라테아트(Latte Art): 에스프레소의 크레마 위에 흰색의 우유로 푸어링을 하며 모양을 만드는 행위, 주로 하트 모양이나 튤립 모양이 대표적이다. 

****** 스팀피처(Steam Pitcher): 우유를 데우거나 우유 거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금속 재질의 도구


우유의 스팀온도와 거품의 양, 그리고 에스프레소 추출에 사용된 원두의 맛에 따라 커피의 맛은 다양하나, 궁극적으로 원하는 플랫 화이트는 65~68도로 부드럽고 잘게 스팀 된 우유와 고소한 원두를 이용한 에스프레소가 만난 고소하고 달달한 커피다. 65도에서 68도라는 구체적인 온도를 언급한 이유는 바로 그 온도에서 우유의 단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도가 낮거나 너무 높으면 우유의 단맛은 사라지고 우유 특유의 비린내가 나거나 우유의 풍미가 사라지게 된다. 부드럽고 잘게 스팀 된 우유는 마치 벨벳처럼 가늘고 촘촘해야 한다. 마치 맥주잔을 기울이며 맥주를 부을 때 맥주 속에서 작은 거품들이 천천히 올라가는 정도의 스팀 된 우유가 바로 내가 원하는 스팀 된 우유이다. 


고소한 원두를 고집하는 이유도 있다. 신맛이 강조된 원두는 우유와는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커피의 신맛이 스팀 된 우유와 만나면 우유의 달달함을 뚫고 나와 신문지를 커터칼로 내려 긋는 맛을 준다. 그래서 아무리 우유 스팀을 잘했더라도 원두가 신맛이 강하다면 나는 플랫 화이트를 잘 시키지 않는다. 커피의 신맛이 제 역할을 할 때는 직접 내려마시는 핸드드립이나 더운 날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일 때 가장 좋다. 전 세계 인구만큼 저마다 다른 맛이 있어서 나의 주장이 항상 옳다고 주장하지 않겠다. 그저 나의 취향이 그렇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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