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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의 시간 Jan 22. 2024

고단한 하루들

아직 살 집을 선택하지 못했다. 나름 고민하고 고민하고 여섯 군데나 집을 보러 다녔는데... 이제 이스트 코스트로 지역을 어느 정도 정했는데 오늘 엄마를 통해 알게 된 부동산 에이전트와 통화를 했고 우리의 방향이 꽤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노베나, 리버밸리 부근에 아이 유치원을 먼저 찾고 등록을 한 후에 그 주변에 콘도를 구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동안 시간을 낭비한 것 같아 아쉬웠고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방향을 잘 잡은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다.


내일은 출근하는 날.

하루종일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건 이제 2주가 되니 적응이 된 것 같다. 다만 주거가 안정이 안되니 좀처럼 회사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 같다.


지치니 내가 뭐 때문에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나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게다가 한국에서 멀쩡히 잘 지내던 남편과 아이를 고생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남편은 내가 싱가포르에 가고 싶다고 말하자, 본인이 재택을 하기로 하고 이곳에 오는 것을 동의해 주었다. 그로서는 매우 큰 결정이었고 양보였다 생각이 든다. 친정엄마도 우리 가족의 정착을 도와준다고 같이 싱가포르에 와서 고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회사 하나만 두고 보면 한국에서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특히 회사 문화가 나랑 잘 맞다. 전 회사는 너무 수직적이어서 숨이 막혔고 괴로웠는데 이곳은 수평적이고 오픈된 문화라 훨씬 숨 쉬는 것 같다. 똑같은 미국회사이고 똑같이 본사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IT회사인데도 문화가 꽤나 다르다. 전 회사에서 너무 견뎌서 마음이 여기저기 상처가 남아있는 것 같다. 1년 반 만에 그만두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오래 참고 견딘 것 같다. 마음이 상처투성이다. 지금이라도 나랑 잘 맞는 회사를 만나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일을 하면서 이직을 여러 번 하겠지만 앞으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견디면 결국 나에게 상처로 새겨지는 것 같다. 내가 나를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다행히 지금은 회사를 잘 만났으니, 이제 이곳에서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를 잘 구해야겠다. 모든 것이 안정화되길 바란다. 안정화되어 주말에 여유롭게 브런치 먹으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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