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의 의미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8년 전부터 저에게 생일은 '엄마와 처음 만난 날'이라는 의미를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여덟 번째 엄마와 단 둘이 보내는 생일이 찾아왔습니다.
바쁘게 매일을 살아가다 보면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잊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에게 있어 그런 것들 중 하나는 엄마를 기억하는 일입니다. 현재 중요한 일들, 나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다 보면, 말 없는 엄마를 바라보며 펑펑 울었던 그 시간을 잊어버린 스스로가 밉기도 합니다.
엄마를 항상 기억하고 싶어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엄마의 세례명과 엄마와 헤어진 그날을 몸에 새겨두기도 해 봅니다.
엄마와 처음 만난 날, 생일이 돌아오면 하루 종일 엄마를 생각하는데 집중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엄마한테 잘 보이고 싶어 예쁘게 꾸미고, 친구가 하는 꽃 집에서 엄마가 좋아할 꽃을 챙겨갑니다. 살아계실 때 더 많이 사드리지 못한게 늘 속상합니다.
엄마가 있는 하늘공원에 도착하면 일년동안 엄마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바르게 살았는지 이야기 하고, 속으로 묵혀두었던 힘든 순간 순간들을 꺼내 풀어 놓습니다.
그리곤 엄마를 왕창 그리워 합니다. 엄마 목소리가 저장되어진 오디오 파일을 들어보기도 하고, 엄마와 찍었던 사진들을 다시 꺼내도 보고, 엄마가 써줬던 편지도 읽어보며 펑펑 웁니다.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노력했던 모든 모습들을 내려놓고 엄마의 늦둥이 막내가 되어봅니다.
다시 돌아온 3월 31일,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오늘도 저는 엄마를 만나러 갑니다.
여러분에게 생일은 어떤 의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