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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롬와이 Jun 20. 2023

오래된 주택에서 잔잔 스테이로 ❷

강릉 구옥 리모델링

오늘은 지난 글에 이어 잔잔 스테이 공간의 변경, 그중 2층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 봅니다.

2층에는 이 공간을 계약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준 발코니 공간이 있습니다. 1층의 마당이 그랬던 것처럼, 2층의 발코니 공간도 아파트 생활이 익숙했던 저에게 있어 새롭고 신기한 공간이자 꼭 가져보고 싶은 로망의 공간이었습니다. 저와 비슷하게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분이시라면 제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순진리뷰(VIEW)

자주 경험할 수 없는 이 공간의 매력에 빠져서 포남동 1122-7을 계약하게 되었지만, 사실 현재의 라이프스타일, 건축의 개념으로 보았을 때 발코니 공간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실제로도 인테리어를 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주는 공간이기 했습니다. 이 공간이 발코니 공간이 아니라 실내 공간이었다면 1층과 같이 20평 정도의 공간을 내부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다양한 강릉의 주택들을 돌아다니면서 만났던 부동산 중 이 공간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기억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자라왔던 장위동 우리 집이었습니다. 가족들과 마당, 옥상에서 뛰어놀던 그 기억이 떠올랐었기 때문에 이 공간을 잘 활용하여 잔잔 스테이를 오픈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습니다.

'

20평이라는 크기를 가진 1층 위에 위치한 2층 공간은 전체 면적 중 반을 발코니, 반을 실내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실내는 10평밖에 되지 않지만 큰 방과 작은 방 하나 그리고 작은 부엌과 작은 거실 네  가지 공간으로 나눠져 있었기 때문에 모든 공간이 작고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2층도 1층과 비슷한 맥락에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좀 더 넓어 보이게, 그리고 여행을 온 누군가가 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경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1층의 화장실과 작은 방이 그러하듯, 2층도 화장실과 작은 방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람이 통하는 공간 

10평 남짓인 이 공간은 1층의 반밖에 되지 않는 좁은 공간이라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1층에는 없는 프라이빗한 발코니라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단점은 줄이면서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집과 밖을 연결시키는 방법을 적용하기로 하였습니다. 1층 다이닝룸에서 거실을 지나 마당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처럼, 2층의 작은 거실에서도 거실과 발코니가 연결되는 큰 통로를 만들어 안과 밖이 이어져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였습니다.

매력적인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2층 거실

넓은 발코니를 바라보고 있는 중앙 창문을 아래로 더 털어내어 큰 폴딩도어를 설치하고 폴딩도어를 통해 작은 툇마루 같은 공간을 수시로 이동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거실을 통해 밖을 바라보며 작업을 하기도 하고, 식사를 하기도 하는 등의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이 거실을 좀 더 입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쉼을 즐길 수 있는 욕조

2인이 머무를 수 있는 2층 공간에서 작은방의 의미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작은방을 과감하게 샤워실 및 욕조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거실을 중심으로 안방, 작은방, 부엌으로 연결되는 형태의 동선을 가진 공간에서 문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작은 방의 용도가 샤워실 및 욕조로의 확실한 변경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작은 방이 화장실로 연결된 욕실이 되는 구조변경

그래서 거실에서 연결되는 문을 막아내고, 화장실에서 작은 방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문을 만들었습니다. 공간이 시작되는 곳이 세면대이기에 이 공간이 좀 더 샤워실 및 욕조로의 용도로 분명해 보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하루의 피곤함을 달랠 수 있는 쉼을 제공하는 욕조도 들어갔으니 좀 더 다양한 것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늑함이 느껴지는 침실

1층의 공간이 가족, 친구들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2층은 커플들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커플들에게 낯설면서도 아늑한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아늑함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하였습니다.

다양한 해외 숙소의 벙커 공간

그리고 그 결과 좀 더 프라이빗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벙커라는 형태의 디자인을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오키나와에서 AIRBNB에서 하나의 거대한 집 안을 벙커로 나누어 방처럼 연출했던 아이디어, 바구니 호스텔에 있던 도미토리룸에서의 경험들을 통해 조금 닫혀 있는 공간이 제가 생각하는 약간의 아늑함을 더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안방에는 큰 방의 일부를 덩어리 형태로 잘라낸 것과 같은 형태로 벙커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지난주부터 잔잔 스테이의 인테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주에 2~3번씩 분당과 강릉을 오가며 현장이 변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담아내고 꼼꼼하게 점검해서 제가 하고 싶었던 다양한 아이디어를 완결성 있게 구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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