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달팽이케일투명
빗방울달팽이케일투명
무너진 집에서 살아남은 빗방울은
흐르기 직전에 구조되었다
집은 빗방울을 머금고 있었다고 한다
빗방울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봄 달팽이가 되었다
스프링 스네일 스프링 스네일
달팽이에겐
가위이자 바위이자 보자기인 껍데기가 있어
스프링 스네일 스프링 스네일
케일 잎이 먹음직스럽게 자라면
가위로 오려내 게걸스럽게 먹고
바위를 둥글고 단단하게 키워낸다
다 먹고 난 뒤에는
끈적한 보자기로 덮어 놓는다
어디서든 길을 만들어
직진을 해도 곡선인 너는
매사에 부드럽기도 하지
울퉁, 불퉁
날카로운 모서리, 각진 구석
양각, 음각
가리지 않고 유연한
스프링 스네일 스프링 스네일
투명한 집을 한 무더기 싸 놓고
어디론가
스프링 스네일 스프링 스네일
나는 투명한 집으로
네가 오는지 주시하며
케일을 키워낸다
빗방울이
스프링 스네일 스프링 스네일
지나간다
*어떤 시인의 시의 구조를 가져다 쓴 모방 시인데 시인의 이름과 시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추후에 알게 되면 써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