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30
시장에서 흔히 보이는 명절 과일 선물세트입니다. 명절에 볼 수 있는 너무나도 흔하고 평범한 선물 중에 하나죠. 제가 오늘 받았습니다.
과일장수에게 과일 선물이라니. 누가 이런 만행을? 혹자는 선물센스가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선물을 보내준 사람은 과일장수입니다.
저에게 겁 없이(?) 과일 선물을 보내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기도 하죠.
그런데 전 이 선물이 너무 좋고 감사합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고퀄의 배와 사과가 담겨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제가 지금 무엇을 팔고 있고 저희 집에 냉장고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과일 장수끼리만 통하는 그 무언가가 전해졌으니까요. 올해의 사과의 배가 작년의 사과와 배와 같은 의미가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저희집 냉장고는 지금 텅텅 비어있거든요. ^^
사랑해, 행복해, 미안해, 고마워, 파이팅...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쓰는 말들이죠. 너무 많이 써서 그만 닳아버렸습니다. 이런 닳은 단어들은 마음에 와닿지 못하고 데구루루 굴러가 버립니다. 작가, 에디터, 카피라이터들은 글 작업 을 할 때 웬만하면 이 단어들을 쓰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뺏거나 설득하려면, 남다른 매력이 있어야 하니 까요. _ <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박솔미 저>
그런데 말입니다. 때론 그냥 고마워, 파이팅 같은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쓰는 말들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오늘의 저는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