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이세요? 글쎄요 알아도 모릅니다
1월생으로 지금은 없어진 빠른 나이인 내가
내 나이를 말하기 싫었던 때가 있었으니
바로 대학교 1학년 시절이다
대학생이지만 술집에 갈 수 없었던 만 19세 시절
나는 내가 아직 19살이라는 게 너무 싫어 웬만해선 내 나이를 말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당당히 스무 살이라 말하고 술집에 갈 수 있게된 그때 어찌나 뿌듯하던지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지금
나는 다시 나이를 숨기기 시작했다
다행히(?) 윤석열 나이리는게 생겨, 진심으로 내 나이가 헷갈린다
그리고 그 헷갈림을 핑계 삼아 내 나이를 말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나 스스로도 내 나이를 실감하지 못하고 사는 것 같다
하지만 문득문득 현실로 다가오는 나이와
그에 걸맞지 않은 나의 처지를 생각할 때면
한숨이 나온다
심지어 오늘 조금 울었다
출근하기 싫고 일하기 싫어 죽겠는데
흔들리고 있는 커리어 앞에
갑자기 큰 두려움이 밀려왔다
잠든 아이의 따뜻한 손을 만지며
힘차게 뛰는 심장소리를 들으며
우리 엄마아빠도 그때 그 시절 이런 두려움을 느꼈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은 나도 이 터널을 지나 빛을 향해 갈 수 있겠지?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괜찮다 괜찮다
두려울 뿐이지 아직 일어난 일은 하나도 없지 않나
결국은 힘을 낼 나에게
그리고 나와 비슷한 친구들에게
아낌없는 토닥토닥을 보내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