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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Sep 05. 2019

(주)에프앤에프

F&F 성장성, Stretch Angels/Banila Co. 편

앞으로 저는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다양한 회사들에 대한 제 생각과 의견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호사가(개인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언론사)들이 말하는 회사의 평가 및 언론 기사, 그리고 주변인들의 입을 참고하지만, 그들이 볼 수 없는 혹은 알고는 있지만 차마 언급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내용 중 일부는 자극적일 수 있으며, 상상의 조각일 수도 있습니다.

덧붙여 숫자를 기반으로 이슈를 찾지만, (데이터는 가공될 수 있기 때문에) 숫자를 근거로 제 생각의 전부를 말하지 않습니다. 이 점 참고하시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회사 개요 및 안정성 https://brunch.co.kr/@marangoni/13
F&F의 성장성, 디스커버리/MLB/듀베티카 편 https://brunch.co.kr/@marangoni/15


앞서 2편에서는 (주)에프앤에프의 성장성과 관련하여 디스커버리, MLB, Duvetica를 통해 F&F의 성장 잠재력 및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 포스팅에서는 F&F의 보유한 브랜드 중 마지막 조각인 Stretch Angels와 Banila Co.를 통해 F&F의 미래를 살펴보기로 한다.





F&F의 성장성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2편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대로 F&F의 '성장'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다. 대부분의 전개 브랜드는 단기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리소스를 갖추었다. 


그러나 5천억 원 매출 규모의 회사가 시총 1조 원대의 가치를 형성하고 있고, 다른 산업의 상장사와는 다르게 오너 일가의 지분이 상당히 높은 점, 그리고 전통적으로 의류 관련 대기업의 급작스러운 흥망성쇠를 경험해본 우리로서는 (주)에프앤에프가 다른 산업의 상장사들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는 그들만의 노하우'를 가졌다고 믿기 어렵다.


실제로 은행과 금융권에서는 패션 관련 기업의 가치를 타 산업의 제조 기반 회사보다 저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 이유는 패션 산업의 특성상, 다른 제조 기반의 회사와는 달리 '그들만이 가진 특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산업의 특성상 경기에 매우 민감하며, 특히 (오너 일가 등) 특정인을 통해 단기간에 적자 전환이 가능하고 '답정너'식 투자 실패로 인한 채무불이행과 같은 경영상 리스크가 닥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연매출 2,000억 원 규모의 리테일 SPA '오렌지팩토리'와 '화승'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신용평가회사의 반응 (출처 : 패션비즈 기사 발췌)



세상의 말로, '한방에 훅 가는' 산업이 패션산업이며, 그 산업군의 중심에 F&F가 있다. 즉 F&F는 현시점에서 다른 패션 상장사보다는 덜 하지만, 불안정성이 높은 고위험 기업군에 해당된다. 거듭 말하지만, 오늘 기준이다.


때문에 F&F에 자금을 묶어둔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는 끊임없이 오너 일가를 감시하고 또 지켜봐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F&F의 진짜 분석은 '성장성'보다는 이후 언급하게 될 '리스크 관리'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차치하고, 오늘은 F&F가 전개하는 브랜드 중, 가장 전문성이 낮고(바닐라코), 매출 비중이 낮은(스트레치 엔젤스) 브랜드 2개를 통해 F&F의 중단기 TODO 체크 포인트를 담아보도록 하겠다.




디스커버리는 의류, MLB는 모자, 스트레치 엔젤스는 가방


우선 최근 1~2년간 패션 산업의 핵심 카테고리가 되고 있고, 실제로 올 상반기 디스커버리와 MLB 매출의 상당 부분을 기여했을 (특히 디스커버리) 신발은 제외했다. 신발은 모든 브랜드가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는 품목이고, 어차피 F&F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내 내셔널 패션 제조기업의 특성상 생산라인 없이 완사입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에 신발 역시 어떤 브랜드나 마음만 먹으면(재고 회전율만 계산 잘하면)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디스커버리는 의류를 중심으로, MLB는 모자를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인 스트레치 엔젤스는 의류부터 악세사리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사실상 '가방'을 위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가방 시장은 어떨까?


사실 국내 매체에서 도메스틱 가방 시장을 집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기업 단위이면 모를까. 왜냐하면 가방은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쓰임에 따라 관심을 갖는 품목이기 때문에 여성 소비자들의 지지와 관심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여성 소비자들이 지지하는 가방이란 '악세사리/잡화'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가방=악세사리' 관점에서 시장을 묶어보는 경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가방'이라는 카테고리는 도메스틱 브랜드보다는 해외 명품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우리나라 소비 행태 변화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크지 않던 90년대에 비하여 2010년대 이후 현재의 소비 패턴은 많이 달라졌다.


예를 들어 90-00년대에만 하더라도 루이비통이나 구찌 가방은, 일반적인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브랜드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 입학 선물, 졸업 선물, 혹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명품 가방 하나쯤은 대부분 가지고 있는 실정이며, (처음이 어렵지) 하나를 가지게 되면 다른 하나를 가지고 싶은 마음으로 명품 브랜드의 가방 시장은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즉 가방=명품으로서, 가방 시장의 분석은 명품 시장의 분석과 그 궤를 함께 하기 때문에 '국내 가방 브랜드'는 가방 자체로서의 시장 가치나 브랜드 가치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출처 : allied market research



다만 논외로 최근 디스커버리가 새로운 아이템으로 내놓은 '러기지(luggage=Travel bag)' 시장은 글로벌 추세 관점에서 매년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특히 Delsey SA., VIP Industries, TGHI, Inc., Samsonite, Ace Co. Ltd., U.S. Luggage Company, LVMH Group, Travelpro Products, Inc., Rimowa GmbH, Kering SA와 같은 회사(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는데, 루이뷔통 그룹(LVMH)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방'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회사들인 만큼, F&F의 디스커버리가 최근 새롭게 진출한 여행용 가방 이슈와는 큰 연관성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F&F의 마케팅 역량에 따라 디스커버리 일부 시즌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면 좋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기승전 디스커버리가 되는 건, 어쨌든 F&F의 가장 큰 존재감이 디스커버리에 있어서겠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트레치 엔젤스=가방 브랜드라는 관점에서, 개인적으로 스트레치 엔젤스는 잘 안될 거라고 생각한다(...)


단언컨대, 스트레치 엔젤스는 F&F의 김창수 대표가 'PB 브랜드'에 대한 열망(...이 아니라 포트폴리오가 너무 라이센스에 치우쳐 있으니, 나름 1조 원대 시장 가치를 지닌 회사로서 뭐라도 해보기 위해)으로 중국 틴에이저(10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음., 약하다.


컨셉만 놓고 보면, (컨셉 메이킹 전문가인) 김창수 대표와 그 심복들이 심혈을 기울인 티가 아주 많이 난다. 그게 문제다. 너무 대놓고 '나 신경 좀 썼어' 하는 느낌이랄까. "라이센스 사업에 길들여진 김창수 대표는 'PB 브랜드' 사업을 잘하지 못한다"라는 업계 상식을 런칭 6개월 만에 철수한 '더 도어' 이후 다시금 스스로 증명하는 느낌이다.


'스트레치 엔젤스'의 전략은 타켓층만 다를 뿐, 디스커버리나 MLB의 전략과 똑같다.


[디자인한다▶완사입한다▶(K-POP 주시한다)▶매장늘린다▶뜬 연예인 모델로 쓴다▶면세점 반응본다▶중국간다]



구직 사이트의 현직자 리뷰 발췌. 진짜 14년 차 직원인지는 모르겠으나, 내 예상과 비슷하다. (출처 : catch)



이게 F&F의 전략이다. 디자인에 대한 철학도 별로 없고, 생산 능력도 없다. 그냥 김창수 대표가 '컨셉은 이거, 판매할 상품은 이거'라고 원포인트로 찍어주면 그 밑에 본부장급 이하 실무자들은 거기에 맞춰서 열심히 디자인 카피하고 생산공장 섭외해서 발주한다. 이후 마케팅팀은 김 대표 지시받아 기획사 연락해서 연예인 섭외하고 PPL 준비하면, '오프라인 매장 개설 전문' 영업맨들이 열심히 매장 늘린다. (전략의 변화가 없다. F&F는... 그게 제일 큰 문제)


스트레치 엔젤스는 가방을 중심으로 애슬레저 의류/잡화까지 취급하는 브랜드이다. 전략은 하나다. 한국에서는 매장 많이 늘리지 않고, 서울 주요 상권에 플래그쉽 스토어 몇 개 만든 다음, 연예인(한류) 도움받아서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아주 단순하고 명료한 전략이다.


성공할까? 글쎄... 일단 괜히 공격적인 영업 한답시고, 서울과 지방에 '오프라인 매장'만 안 늘리면 앞으로 2-3년, 후계 구도가 명확해질 때까지는 들고 갈 거다. 왜? 일단 '더 도어'로 실패한 이유도 있을 거고, 무엇보다 후계 구도의 설정, 특히 재산 분배에서 시작된 증여 문제 때문이다.


어쩌면 김창수 대표는 주식이나 회사 가치가 계속 올라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증여 작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증여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부담을 최대한 덜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출을 받쳐주는, '잘해야 하는' 브랜드도 존재하지만, 실적 부담을 덜어주는 '못 먹는 감'도 있어야 하기 마련이다.


이래저래 스트레치 엔젤스는 현 F&F와 김창수 대표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는 브랜드이다. 성장보다는 '가치'에 의미를 두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 중 하나, '가치의 힘'은 생각보다 매우 막강하다. 특히 오너가 만든 가치는 더욱 그러하다. 때때로, 혹은 자주 가치는 당장의 이익보다 우선한다. 물론 이러한 현상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시장 가치 1조 원대의 회사를 운영하는 대주주가 마땅히 가져야 할 덕목이 '가치'인지는 잘 모르겠다.


단 어떠한 가치이든 그 목적과 쓰임이, 본인과 본인 처자식들을 위한 대의가 아닌, 회사를 만든 구성원들과 회사를 지지하는 주주들을 향해야 할 것이다.



인조가죽 소재를 사용하여 가볍다는 걸 장점으로 꼽는 이 가방에, 누가 봐도 9.9만원이면 충분한 가방에, 14.5만원이라는 리테일가를 책정한 건 용기다. (출처 : SA)



마지막으로 스트레치 엔젤스를 위해 한 마디를 더 덧붙이자면, 


스트레치 엔젤스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다. 아니 F&F는 최근 인수한 DUVETICA를 제외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운용해본 경험이 없다. 즉 스트레치 엔젤스의 타켓층을 더 명확하게 설정했으면 좋겠다. 상품 구색과 마케팅은 분명 1~20대인데, 가격대(Price-range)는 그렇지 않다.


'목측가(Eye Observation price)'라는 게 있다. 원단을 비롯한 부자재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순수하게 디자인으로 투영된 실물만으로 사용자가 눈으로 측정하는 가격을 말한다. (순우리말로 '눈대중'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스트레치 엔젤스의 상품들은 목측가 대비 판매가(Retail Price)의 간극이 매우 크다. 브랜드의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했다는 느낌과, 한류에 빠진 '중국인들의 지갑을 털겠다'라는 의지가 너무 강하다고 해야 할까. 물론 스트레치 엔젤스만 그런 건 아니다. F&F가 전개하는 대부분의 브랜드는 목측가 대비 필요 이상으로 '브랜드 프리미엄'을 너무 많이 붙인다. 배수가 너무 높다.


F&F가 전개하는 다른 브랜드는 라이센싱 비용이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개인적으로 스트레치 엔젤스가 성공하려면, '동대문 사입 시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동대문 사입 시장에 있는 어떤 상품들이 어떻게 (중국과 지방) 리셀러들에게 픽업되고, 살아남는지를 고민하고,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필요 이상으로 높이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김창수 대표는 '스트레치 엔젤스'를 본인이 잘해왔던 '브랜딩을 통한 브랜드'로서 키우고 싶겠지만, 가방을 중심으로, 1-20대의 중국인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가격부터) '덜' 고급스러워도 된다. 과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중국인들이 대한민국발 패션 품목에 '고급'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리고 F&F가 전개하는 대부분의 브랜드의 상품들이 고급이라는 인식은 없다.) 다만 자국 생산, 유통 브랜드보다는 '한류'의 영향으로 입고 착용하면 조금 더 스타일리시하다고 느낄 뿐이다.


'예쁘고 적당한 퀄리티의, 가격도 싼 한국 토종 브랜드, 스트레치 엔젤스'


F&F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쯤은 마케팅이나 브랜딩에 의존하지 않은, '진짜 패션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내세울 브랜드가 하나쯤은 필요하지 않겠는가. 아직 늦지 않았다.




증여의, 증여에 의한, 증여를 위한 브랜드 Banila Co.,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


'증여'는 나쁘지 않다. 김창수 대표 스스로, 본인이 일군 회사를 처와 자식들에게 나누어주는 게 왜 나쁜가? 나쁘지 않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되었지만, (아, 아직 안되었나...ㅋ) 김창수 대표는 그 스스로 아버지인 김봉규 전 삼성출판사 대표에게 인프라와 리소스를 물려받았고, 이제는 자식들에게 물려줄 차례가 되었을 뿐이다.


문제는 어떤 회사가, 어떤 방식(합법적)으로 증여가 되고, 또 그렇게 증여된 회사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오너 리스크는 없을까?라는 관점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한다. 나아가 증여와 분배의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 특히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소액 주주에게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인 행위를 취하지는 않는 것인가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경우에도 많은 의혹을 낳았고,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후 석방 그리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재판을 통해 구속의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하물며 F&F의 규모라면 언제든 '한 방'에 훅 갈 수 있는 자산 규모일뿐더러, 산업의 특성 및 포트폴리오의 특성상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삼성의 경우에도 그러했지만, 불법의 반대말은 합법이 아니다. 편법을 합법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편법은 완벽하지 않는 법의 취약 부분일 뿐, 합법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래서 편법을 처벌하기 위해 법은 '판례'를 인용하고, 판례가 다양하고 의견이 팽팽히 맞설 경우, '국민 정서의 법'을 따라간다. 증여와 가족 간 재산 분배의 문제에 편법을 이용하는 순간, 그리고 그것이 주주와 역사 앞에 들키는 순간, F&F는 단숨에 무너질 수 있다.


최근 김창수 대표의 사업 행보 및 주가 흐름을 보며 느끼는 위기가 여기서 비롯된다.




이상하지 않은 듯 이상한 Banila Co.,


'바닐라코'는 공식적으로 F&F의 자회사인 '에프앤코'가 운영하는 코스메틱 브랜드일까 아닐까? 법적으로 '에프앤코'는 F&F의 자회사가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관계회사'정도인데, 왜 그럴까? 에프앤코는 김창수 대표 본인이 F&F로부터 싼 값에 매입한 김창수 대표와 그 일가(지분율 99.83%)의 별도 법인 회사이다.


에프앤코는 1999년 F&F의 100% 자회사로서, 화장품 및 물류 사업(2005년 바닐라코 런칭)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런데 김창수 대표는 당시 패션시장 재편으로 인해 코스메틱 시장까지 관심을 둘 수 없었고, 2006~2007년까지 자의반 타의반으로 당기순이익이 1억 원에 불과한 자회사로 실체만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2008년 말까지 F&F가 전량 보유하고 있던 에프앤코의 지분을 '주주들이 실적 문제로 책임을 묻는다'라는 다소 석연찮은 이유로 F&F는 '매우 싼 값'에 김창수 대표와 그 가족(특수관계인)에게 회사를 매각한다. 이후 우연인지 김창수 대표가 운이 좋아서인지, 김창수 대표가 '개인자격'으로 본인 회사를 인수한 직후부터 공격적인 유상증자와 합병 등의 경영활동을 통해 덩치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3년 매출 437억 원, 2014년 770억 원으로 70% 이상 뛰었고, 영업이익은 33억 원에서 160억 원으로 384% 폭등한다. 우연일까? 


이 부분만 정리를 하자면, 


- 설립 후 2009년까지 실적 부진

- 2009년 F&F가 김창수 대표에게 매각

- 2010년~11년 유상증자 및 합병

- 2011년 겟 잇 뷰티 프라이머 블라인드 테스트 1위 (2012년 유해성 물질 논란)

- 2012년 F&F의 계열사 엔에스에프가 에프앤코를 흡수합병하여 엔에스에프=에프엔코가 됨.

- 2013년 흑자 전환

- 2014년 매출 700억 원

- 2016년 매출 1,800억 원 (영업이익 390억 원)


설립한 지 10년이 다 되도록 방치한 회사가 2005년도에 비로소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했는데, 런칭 2년 만에 실적을 이유로 김창수 대표 개인에게 매각하고, 이후 2년도 되지 않아 회사가 급성장한다?


음.



(주)에프앤에프와 (주)에프앤코, 즉 바닐라코는 특수관계 회사일뿐, 별개의 회사다. (출처 : F&F 분기보고서)



그래, 에프앤코는 F&F와 무관한(?) 특수관계회사이다. 무관한 특수관계 회사라는 문장이 좀 웃기지만,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관한데' F&F를 논하면서 왜 에프앤코를 언급해야 할까?


이유는 단순하다. 무관하지 않으며, '특수관계회사'의 대표가 김창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추측컨데 내리사랑을 위한 거점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에프앤코의 실적은 F&F와 무관하다. 즉 F&F와 에프앤코의 사업은 중첩되서는 안 되며, 에프앤코의 실적이 F&F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 '에프앤코'는 전적으로 김창수 대표와 그의 가족들의 회사이기에. (개인 투자자들은 에프앤코에 대해 어떠한 간섭이나 관여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이상하다. 


우선 김창수 대표가 F&F를 매입한 자금이 사재라고 한다. 사재, 즉 개인 돈이다. 그런데 그 사재는 어디서 나왔을까? 에프앤에프다. 결국 회사 돈으로 자회사를 매입하고, 다시 그 회사는 김창수 대표(=F&F)의 지원을 받아 오늘까지 왔다. 일반적이고 정상적인가?


이런 상황을 가정해보자. 만약 김창수 대표가 '저가 화장품 시장'을 예측하였으나, 고의로 관리하지 않고 방관하다가 '소액투자자의 불만'을 핑계로 F&F로부터 싼 값에 에프앤코를 인수하였다면? 그리고 인수 후 대대적인 투자와 관리를 통해 성장시켰다면?


나아가 성장한 에프앤코를 통해 모회사도 아닌 특수관계 회사인 F&F와 자금 거래를 한다면? 김창수 대표는 F&F 성장에 대한 이익+에프앤코 성장에 대한 이익+대여 자금에 대한 이자까지 받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2018년 에프앤에프-에프앤코 간 거래 내역 일부. 비상장기업인 에프앤코의 제무재표는 공개의 의무가 없어 이자 거래와 관련된 크로스 체크가 어렵다. (출처 : F&F 분기보고서)



실제로 에프앤코는 실적이 호전된 직후부터 F&F와 돈거래를 시작했다. 2014년에 김창수 대표는 본인의 회사에 F&F에 45억 원을 대여했고, 이자와 원금을 회수했으며, 2015년(베네통 코리아에 100억 원, F&F에 157억 원을 대여하고 이자+원금을 당해연도 연말에 모두 회수)부터는 지원 규모가 몇 배 이상 늘어났고, 현재도 그 관계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본인이 본인 회사에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가 아닌, 대여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베네통 코리아(2016년 매각)에 100억 원 이상을 대여하고 매각한 김창수 대표의 의도는 무엇일까? 2015년도 F&F는 에프앤코에게 157억 원의 단기 자금 융통이 왜 필요했을까? 꼭 필요했을까? 김창수 대표의 에프앤코가 김창수 대표의 에프앤에프에 빌려준 157억 원에 대한 이자는 몇 프로였을까? (...)


논외로, 이전 글인 [에프앤에프 성장성 - 디스커버리/MLB] 편을 확인한 어떤 개인 투자자분이 최근 관심을 주시며, 이런 우려를 표현한 적이 있다.


"작년(2018년) 말부터 2019년 01월까지 주가가 크게 하락할 때 회사 측에서는 아무런 주가 방어가 없었고...(증여 이슈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고)"


"(2019년) 2월 말에 중국 MLB 라이센스 공시가 나오기 전에 기관의 대량 매집으로, 공시 이전에 이미 주가와 거래량이 폭등(한 정황이 있다.), 중국 라이센스 발표 전에 정보가 샌 것은 분명하고 선매집이 이루어진 형태(이다.)"


김창수 대표의 F&F(에프앤에프)는 F&Co(에프앤코)를 통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일까?




F&F의 성장과는 별개로, F&Co.,의 성장과는 별개로


그렇다.


김창수 대표의 F&F을 통해 김창수 대표는 이자놀이를 하고, 바닐라코를 통해 이자놀이를 할 수 있는 완벽한 구조가 만들어졌다. 즉 에프앤코가 어려움을 겪는다면(어려움을 만들어서라도), 김창수 대표=F&F는 분명 어떠한 방식으로든 에프앤코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에프앤코가 성장을 하면, 그건 F&F의 주주들에게 어떤 이익이 있을까? 없다. 에프앤코가 어려워졌을 때에는 F&F는 손실을 각오해야 하지만, 에프앤코의 성장은 사실상 F&F에게 큰 영향이 없다. 김창수 대표와 그 일가의 지갑만 더 채워줄 뿐이지. 그런데도 사실 F&F의 주주들이 가만히 있는 게 이해가 잘 안 간다.^^;


상장사의 대표가 당연한 듯이 2개의 주머니를 통해 배를 채우고 있는데, 왜 투자자들은 가만히 있을까? 이익은 모두 김창수 대표 일가에게, 손해는 고스란히 F&F가 가지고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말이다.


F&F가 공식적으로 '김창수 대표'에게 매각한 그때로 돌아가 보자. F&F 자회사였던 '에프앤코'의 실적이 좋지 않기에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경청하고 김창수 대표 개인에게 매각한 그때 말이다. 사실일까? 정말 김창수 대표 본인은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그러한 판단을 했을까?


합리적이고 납득 가능한 설명이 필요한 회사, 그 구조가 바로 F&F의 특수관계회사인 '에프앤코'이다. 에프앤코는 F&F=김창수 대표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곳의 이익은 모두 김창수 대표와 그의 가족들만 수혜를 받는 '특수회사'다.


패션회사의 오너가 코스메틱 회사를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설립 후, 매각, 오너의 재매입의 구조가 석연찮다. 특히 2000년대에는 바닐라코(2005)와 같은 중저가 상품군의 '원 브랜드 로드숍' 코스메틱 비지니스가 막 태동하던 시기였다. 이니스프리(2000), 미샤(2000), 더페이스샵(2003), 스킨푸드(2004), 에뛰드하우스(2005), 네이처리퍼블릭(2009), 등이 모두 비슷한 동시대에 런칭했고 성장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주주들의 요구'에 의한 대표의 사재 매입이라는 건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다. 2007-08 당시 실적에 책임을 물었던 장소와 상황, 즉 주주총회 이사회 의사록이 궁금하다. 정관에 따라 독립적이고 정당한 행위로 회사를 운영하던 김창수 대표에게 '실적 책임'을 물었던 주주와 보드멤버는 과연 누구일까?


어쩌면 이와 같은 특수한 구조는 김창수 대표 개인의 자산 축적 및 후계(증여) 구도 설정을 위한 계획의 또 다른 단추는 아니였을까. 과연 F&F와 F&Co,의 '개인적' '특수적' 관계는 언제까지 어떻게 진행이 될까? 이미 충분하게 이야기를 한 것 같지만, 보다 확실한 정황과 일부 사실 관계에 따른 예측은 추후 'F&F의 리스크' 편에서 더 언급하도록 하겠다.




국내 코스메틱 시장 전망


사실 패션 시장만큼이나 코스메틱 시장도 경기 침체와 함께 제한된 내수 시장에서의 과포화 경쟁에 시름하고 있다. '잇츠스킨'을 전개하는 잇츠한불은 만 31세 이상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고, 뷰티와 코스메틱의 절대 강자 아모레퍼시픽의 2019년 2분이 영업이익이 2018년 동기간 대비 40%나 감소한 878억 원이었다는 점이 시장의 침체를 반증한다. 


물론 지난 몇 년간 중국 관광객 유치를 통한 면세점 및 로드숍 매출이 크게 증가한 부분에 대한 숨 고르기라는 분석과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화장품 ODM 기업들과의 협업이 진부하여 일시적인 정체기가 왔다는 분석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한국 화장품 시장이 임계치에 닿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현실이다.


또한 중국 내 화장품 리테일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3%가 증가했지만, 한국 화장품의 중국 수출은 오히려 7%가 감소했고, 특히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던 효자 아이템인 '마스크팩'이 고퀄리티의 유럽산 마스크팩 및 중국 내수 기업의 저가 유사 마스크팩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전년 동기 대비 33.3%나 감소했다는 부분은 한국 코스메틱 시장의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점에 입점한 바닐라코 (출처 : 구글)



이에 발맞추어 에프앤코는 오퍼레이션 코스트가 많이 들어가는 백화점 매장을 정리하고, 아모레퍼시픽의 플랫폼 중 하나인 '아리따움 라이브' 입점하는 등의 영업방식 변화를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즉 코스메틱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 따라 바닐라코뿐만이 아니라 다수의 '원 브랜드 숍'을 운영하는 업체들이 국내에서는 매출 신장보다는 '영업이익'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면 볼륨(매출 신장)은 어떻게 확보할까? 뻔하다. 해외시장 진출이다. 특히 에프앤코는 2018년 하반기 중국 광군제 기간 동안 '티몰' 입점을 통해 단기간에 18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을 정도로 국내 면세점 이익을 넘어선 현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참고로 광군제 기간 동안의 매출에 대한 마진율은 높지 않다. 물론 코스메틱의 배수(7~10배)가 패션잡화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광군제는 플랫폼 운영업체와 벤더업체 모두가 재고 처분을 통해, 일시적으로 현금 흐름을 높여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anila Co.,


물론 에프앤코의 실적은 예년만 못하다. 2016년도에 1,830억 원이였던 매출이 2017년에는 약19%가 떨어진 1,481억 원, 급기야 2018년에는 16%가 더 떨어진 1,240억 원이였다. 더불어 2018년에는 당기순이익이 -12억 원으로 적자전환 된 현실(2017년 101억 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LB의 중국 진출이나 DUVETICA를 통한 해외 시장 진출의 성공 가능성보다 에프앤코의 중국 및 동남아 시장 진출 전망이 더 밝다고 생각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에프앤코의 성장은 F&F의 주요 주주나 개인 투자자가 기대하는 주가 상승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다만 반사 이익 측면에서 에프앤코는 F&F의 보완제로서 자금을 융통하고 리스크를 셰어 하는 정도겠지. 물론 자금 융통=김창수 대표의 이자 수익이겠지만.)



내용과 크게 상관없지만, 이다음 문단에 '네이처 리퍼블릭 모델 태연' 이미지를 쓸 거라서, 형평성 차원. 눈 정화 차원. 내 눈은 소중하니까요! (출처 : 바닐라코)



1) 김창수 대표의 비지니스 성향 변화


"패션과 코스메틱은 접근 방식이 완전히 반대다. 심리적으로 패션은 자신감, 코스메틱은 콤플렉스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2018년 04월 01일 패션비즈 인터뷰)


김창수 대표의 청년 시절은 자신감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인 김봉규 전 삼성출판사 대표가 재벌은 아니었지만, 2,30대의 아들 김창수가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닐 만큼의 재력은 있었을 테니까. 그 자신감을 내세울 수 있는 게 바로 패션이었을 것이다. 김창수 대표 스스로 가장 좋아하고 잘했던 것이 패션이었다. 삶에 대한 자신감과 그 자신감을 뒷받침해줄 부모님의 재력, 그것이 오늘날 김창수 대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의 말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 과연 그 자신감이 여전할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김창수 대표의 인터뷰대로 패션은 '돋보이게 만드는' 자신감의 기조라면, 코스메틱은 (결점을 감추기 위한) 콤플렉스를 '숨기는' 것에 업의 핵심이 있다. 예를 들어, '한 듯 안 한 듯한 메이크업'이 유행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나 화장빨이오"라고 알리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러한 관점에서 현역 은퇴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의 김창수 대표는 이제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한 사고와 생각 그리고 방법을 연구하고 고민할 것이다. 그의 콤플렉스는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아마도 '시총 1조 원대의 회사를 일구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천억 원대로 인식하는 회사의 가치 평판 및 본인의 평가'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앞서 언급했지만, 패션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은행과 금융계의 평가가 상당히 박한 편이다. 고유한 기술력이 없고,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대체제가 많은 산업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창수 대표'에 대한 동종업계의 평가는 어떠한가. 썩 좋지 못하다. (업계의 선후배들은 김창수 대표에 대해 일은 잘했지만, 기업가로서 본받을만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한 한 평생 패션에 발을 담갔지만, 여전히 F&F의 위에는 범접할 수 없는 '패션 대기업'들이 많다. 아마 본인이 살아생전 그들을 잡는다는 건 이미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업계의 깨지지 않는 철옹성은 둘째 치고, F&F의 성장 가능성이 예전만큼 못하고, 이제 자신감까지 떨어지는 나이라는 것이다. 이 순간, 김창수 대표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콤플렉스'를 커버해 줄 산업, 즉 코스메틱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을 생각해보면, 화장품을 만드는 서경대 대표의 시가 총액은 9조가 넘었고, 매출은 6조가 넘는다. 영업이익만으로도 거의 F&F 전체의 일 년 매출과 같다. 네이처 리퍼블릭의 정운호 대표는 또 어떠한가?



태연은 '네이처 리퍼블릭'의 전속 모델이었다. 계약 종료 후 바닐라코는 태연을 캐스팅했고 2019년 현재까지 바닐라코의 메인 모델로 활동 중이다. (출처 : 네이처 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와 김창수 대표, 둘의 비지니스 스타일은 묘하게 닮은 느낌이 있다. 성향까지는 모르겠지만, 생각하는 방식과 업은 달랐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시점이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즉 김창수 대표가 가진 원래의 자질과 각종 콤플렉스에 의한 성향 변화를 고려해보면, F&F의 김창수 대표보다, F&Co.,의 김창수 대표, 패션업보다는 화장품업에서 드라이브를 걸었을 때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2) '내리사랑'을 위한 전력투구


2019년 08월 09일, F&F의 첫 분석글(회사 개요 및 안정성) 포스팅 글 마지막에서 세 번째 문단에 이런 궁금증을 표현한 적이 있다.


'콜렉티드' 런칭 시점에서 김봉규 전 삼성출판사 대표에게 학습한 경험 그대로, 후계 구도를 위한 사업 분할의 그 시작과 오버랩되는 건 나의 자극적인 상상일 뿐일까. 현 F&F의 구성원 중 아들들이 내부에 귀속되어 있다는 내용의 소식은 없는데, 그들은 과연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이 글을 쓰기 전에는, 어떠한 매체에서도 김창수 대표의 두 아들들의 활동 상황을 이상하리만큼 확인할 수 없었다. 하다못해 비상장사이자 아웃도어 업계 매출 7위인 '밀레'의 손녀딸까지 기사화가 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지난 2019년 08월 23일, '아동 성상품화 MLB 키즈... 욕심부리다 탈 난 F&F'를 통해 두 아들들의 근황이 공개되었다.



MLB 키즈의 실수(?) 이 사진을 촬영하기까지 긴 시간, 많은 사람들이 회의를 했을 텐데, 누구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다는 게 더 놀랍다. (출처 : 조선비즈)



김 대표의 자녀들은 미성년자 시절부터 주식을 취득해 지분율을 확대해 왔다. 현재 장남 승범(32)씨는 화장품 바닐라코를 운영하는 에프앤코의 상무이사를 맡고 있으며, 차남 태영(26)씨는 경영 수업을 위해 F&F의 입사를 앞둔 것으로 알려진다. 에프앤코는 김 대표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조선비즈 김은영 기자)


김창수 대표의 장남은 이미 32살의 나이에 에프앤코에서 상무라는 직함을 달고 있고, 26살의 차남 역시 F&F의 입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간단하다. 김창수 대표는 장남에게 '실속 있는' 화장품 사업을 통해 F&F의 분리/매각을 검토한다는 의미이고, 차남을 통해 F&F의 다른 사업부(DUVETICA, Stretch Angels, 쟈르뎅페르뒤)의 성과에 따라 증여 및 후계 구도를 정리하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다. 어쩌면 차남이 첫 번째로 경영수업을 할 사업부는 MLB의 중국 사업일 가능성이 높겠지.


김창수 대표의 입장에서는, 장남이 F&Co.,를 잘 키워서 패션기업 F&F가 이루지 못한 꿈을 코스메틱 기업 F&Co.,(별도 상장 또는 비상장기업의 장점을 살려 연결기업 거래를 통해)가 달성해주길 바랄 것이다. 이 때문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 1번에서 언급한 김창수 대표 본인의 콤플렉스 기반의 변화를 시너지로 삼아 '바닐라코'의 성장과 확대에 전력을 다할 것이다.




CEO 리스크 혹은 비상을 위한 기로에서


이제 마무리할 때다. 


이 글까지 마치면, 남은 건 F&F의 각종 리스크를 좀 더 면밀히 짚어보는 글만 남았다. 이미 리스크와 관련된 부분을 상당 부분 언급하기는 했지만, 내부와 외부 리스크를 다시 한번 정리하는 차원의 글을 쓰려고 한다. 


과거 인터뷰 중 김창수 대표는 이러한 말을 했다.


온라인에서 의류 쇼핑몰로 시작해 코스메틱까지 전개하는 곳들도 결국 둘 가운데 한 가지 사업의 비중이 더 커진다. (2018년 04월 01일 패션비즈 인터뷰 中)



여성의류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쓰리컨셉아이즈(3CE) PB 코스메틱 브랜드로 EXIT에 성공한 스타일난다 (출처 : 구글)



과연 이 말은 어떤 사실에서 비롯된 것일까? 코스메틱 사업은 F&F의 주요 사업이 아닐 것인데, F&Co.,가 아닌 F&F에 투자한 주주들은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어쩌면 김창수 대표는 바닐라코를 통해 '스타일난다'의 3CE의 성공 사례를 언급한 것일까? 어쩌면 장남에게 이러한 메세지를 보내지는 않았을까?


"F&F가 건강하고 도전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시점에, 순수한 우리 가족의 자산인 '에프앤코'를 성장시켜서 미래를 도모하자."


에프앤코는 성장할 것이다. F&F와 F&Co.,는 특수관계 회사일뿐이지만, 그래서 F&F의 분석 글에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코스메틱 시장의 침체 및 잠재력과는 별개로 에프앤코의 브랜드 경쟁력은 충분하다. 물론 코스메틱 시장은 패션 시장과는 다르게 성분이나 효과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그 역시 협업과 ODM 방식을 통해 현명하게 풀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F&F의 성장 동력은 점차 약해지지만, 불확실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외부의 문제가 아닌, 내부의 문제로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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