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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Hyeonmo Kim Sep 03. 2023

지난 1년간의 삶 일기

작년 말부터 시작하여 하루하루 일기장에 기록하는 연습을 해오고 있다.

처음엔 일기 쓰는 행위가 너무나도 어색했고, 익숙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적응된 다음엔 뭐라고 써야 할지 생각하는 게 어려웠다.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니 어느 정도 몸에 익고 나니

언제서부터인가 이 것 또한 숙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기억을 되짚어보니 매일매일 써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시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생각나지도 않는 것들을 억지로 써 내려간 적도 있었다.

이러한 무거운 마음을 떨쳐버리고, 꾸준하게 쓰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에

지속해서 기록하기 위한 나만의 몇 가지 규칙을 새롭게 정했다.

첫 번째. 매일 써야겠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기.

작성 주기는 상관없다. 뭐든 작성만 한다면.

두 번째. 짧게라도 기록해 보기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땐 무언가 긴 이야기를 써야 할 것만 같았고

뭔가 감동을 주는 대단한 이야기, 기록으로 남을만한 이야기를 써야 할 것만 같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일기 쓰는 행위 자체가 너무나도 무거워졌고

펜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이러한 나만의 규칙들을 새로이 정하다 보니 오히려 이전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양질의 내용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고 어느덧 작성한지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렇게 일기를 쓰며 느꼈던 점이 있었는데 크게 두 가지 정도 있다.

먼저 하루 일과 중 짧게라도 나 자신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것 같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다 보면 여러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과연 온전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이들은 몇이나 될까? 우리는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비치고 싶지 않은 모습은 가리고 보여주고 싶은 일부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허나 일기를 쓰는 시간만큼은 멋 부리며 포장하지 않아도 된다. 오롯이 내 자신에게 솔직하고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된다. 한결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이고, 또한 나 자신에게 가장 솔직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나만의 루틴을 찾았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때 사람마다 각자 시작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운동으로 예를 들어보자. 누군가는 운동을 배우기도 전에 필요한 장비부터 갖춰놓고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또 누군가는 룰, 장비 등 관련 정보 없이 먼저 경험해 보면서 재미를 붙여나가는 사람이 있다. 단편적인 예시이긴 하지만 나는 후자 쪽에 가까운 것 같다. 시작하기도 전에 장비부터 갖추고 시작하게 되면 나는 오히려 금방 불 타올랐다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흥미가 식어버리는 편이다. 그래서 나는 운동할 때도 먼저 가볍게 시작해 보면서 하나하나 조금씩 알아가 보며 재미를 붙이는 편이다. 관심을 줄듯, 안 줄듯 하면서 말이다.

장문의 거창한 내용들 기록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몸에 어느 정도 익고 루틴을 찾다 보니 요즘은 글로 쓰는 일기과는 별게로 지난 1년간 써왔던 일기 내용들을 음성 매체를 통해 아카이빙 해보면 어떨까 싶어 지난주부터 가볍게 하나씩 하나씩 라이브 한 느낌으로 기록해 보고 있다.

(사실 일기를 쓰는 중간중간에도 음성 녹음으로도 남겨본 적이 있다. 테스트를 몇 번 해보니 남겨두면 좋을 것 같아 새롭게 시도해 보려 한다. 대본을 적어서 해보기도 하고, 프리스타일로 해보기도 했는데 내 성향상 스크립트를 적어놓고 읽으면서 하려다 보니 오히려 경직되며 딱딱해지는 느낌이 있어 대본없이 자유롭게 기록 중이다.)

한 번뿐인 인생, 지나간 세월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행복한 추억이던, 아프고 슬픈 기억이던지 말이다.

모든 순간들을 전부 기록할 수는 없지만

단 몇 글자라도 조금이나마 기록하고, 쌓아가다 보면

이 또한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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