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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onmo Kim Mar 10. 2024

나는 누구일까?

과연 나는 나 자신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해왔던가?


얼마 전 갑자기 샤워를 하던 중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위한 것, 찾아가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래서 한 번 더 생각을 해보았다. 과연 나는 나 자신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해왔던가?

기억나지 않는 과거들을 조금씩 생각해 보았다.


과거의 나는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하여 살아온 시기에 따라 저마다 장치들을 심어 두었었다.

때로는 일기도 써보았고. (현재도 작성 중이긴 하다.. 1일 1회 작성하던 것이.. 주 1~2회 정도로 줄긴 하였지만..) 자기 전에 명상도 해보았었다. 내 머릿속에 있는 복잡한 생각들을 무작정 메모해서 끄집어 내보기도 하였고, Motivation이라는 어플 (명언, 마인드 셋에 대한 내용을 일정 시간마다 알려주는 서비스)을 통해 위로도 얻고, 심신의 안정을 찾아보기도 하였다.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흔들리지 않기 위해 등 여러 가지 이유들로 각기 저마다 상황에 따라 액션을 취하긴 했는데,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잃지 않으려는 나 자신의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 어떤 이미지일까?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뚜렷하게 정의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이나마 선명하게 하기 위해 나 자신에 대해 먼저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려 한다. (이렇게 적는 이유 또한 나의 생각들을 글로 적어 가시화하기 위함이다.)


먼저 나는 주변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는 편인 것 같다. 주변의 시선으로 인해 내 결정이 바뀌진 않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고 우유부단한 성격은 아니다. 결정과 선택이 필요할 땐 확신을 갖고 결단력 있게 내리는 편이고, 다른 이들의 의견을 수용하지만 그로 인해 내 결정이 번복되지는 않는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단력이 없는 편은 아니라는 것이다.)



왜? 시선을 많이 신경쓸까?

주변의 시선이 곧 나를 생각하는, 나를 대하는 이미지라고 많이 생각했고,

이는 곧 다른 이들에게 나는 올바른 사람이고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일종의 착한 아이 증후군 (착한 아이 콤플렉스)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이 때문에 평소의 나는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상황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이들에게 싫은 소리를 해본 적이 없고, 짜증을 내본 적도 없다. (짜증은 사실 착한 아이 콤플렉스 때문이 아니라 평소에도 잘 안 낸다. 짜증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불쾌한 마음의 상태로 이 감정은 곧 화, 분노로 직결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나는 일단 대화에서도 그렇고 사람들을 대할 때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는 편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대화한다.. 쉽게 MBTI 유형 중 T라고 생각하면 된다.)


본론으로 넘어와서 내가 손해 보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유는 거창한 것은 없다. 사실 뭐 그렇게 조금 양보하고 배려한다고 해서 큰일이 일어나지도 않고, 한 발자국 떨어져서 멀리서 바라보면 뭐 그리 대단하고 큰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렇듯 그 상황에 과몰입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그런 상황에서 내가 양보하고 배려하는 일들이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 나 또한 그랬었고 그럴 때마다 숨을 고르며 한 발자국 떨어져서 생각해 보곤 한다.


다른 이들에게 왜 좋은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싶은 걸까?

누군가와 대립되는 상황이 생기면 이는 곧 문제고, 그 문제를 만드는 사람으로 비추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했던 것 같다. 상대의 생각과 반대되거나 대립되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을 오히려 피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나로 인해 본인이 생각하던 방향에서 뜻을 접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에 따를 때의 상황이 너무 싫은 것 같다. 뭐 그렇게까지 하면서 해야 될까?라는 생각도 있고, 사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누군가와 대립하기 싫었다. 그렇기에 나는 매사 어쩌면 나를 위해서 보다는 상대를 위한 선택을 했던 경우가 많고, 그게 익숙해져 버린 것 같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평소 다른 이들을 챙겨주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이만큼 해줬어!라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건 아니고, 내가 무언가 챙겨주었을 때 그것으로 인해 상대가 기뻐하고 좋아할 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리액션을 보고 너무 좋다고 생각한다. (가장 가깝고 소중한 가족들한테 더 잘해야 하는데 오히려 남들을 더 잘 챙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기도..)


여튼 나는 대립되는 상황을 싫어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자면 여태 살아오며 (과거 학창 시절 포함) 누군가와 다투었던 적도 거의 없는 것 같다.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 다투어야 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고 다투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면서 살아도 부족한 인생이라 사실 그런 감정적인 소모를 많이 하는 다툼은 너무 싫기도 하고, 피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자면 나는 나름(?)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는 사람이고, 잘못에 대한 인정, 사과를 잘하고 그에 대하여 익숙한 사람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는 부분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어떤 잘못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잘못에 대한 인정 그리고 사과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을 때가 있었다. 내가 자존심이 센 편은 전혀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서 사과하면 내가 마치 지고 들어간다는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고, 누군가는 나를 바라볼 때 잘못한 사람, 다음번에도 실수할 사람으로 바라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물론 지금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실수하거나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 상대와 마주하고 있을 때 명확하게 사과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았던 것들을 간략히 정리해 보자면 다른 이들의 시선을 신경 쓰며 좋은 이미지로 보이기를 원하고, 누군가를 챙겨주는 것을 좋아하며 받는 이들의 리액션을 보며 행복감을 느끼고, 감정적인 대립과 다툼을 싫어하고, 자기 객관화가 잘되어 있는 사람(?)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뭐 나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자면 말한 것들 외 더 있겠지만 이야기가 점점 산으로 가는 것 같아 이쯤에서 정리해 보았다.

(그 외 TMI.. 누군가와 대화하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하여 알려주는 것도 좋아하고, 발표하거나 말하는 것도 좋아한다. 과거 대학교 다녔을 때는 발표를 거의 도맡아서 했었던 기억이.. 약간 무대 체질(?) 그리고 나의 관심사 내에서 흩어져 있는 생각, 정보들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쉽게 무언가에 꽂히거나 깊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드물다.)


나 자신을 위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하여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 작성했던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 한 번쯤 나에 대하여 이렇게 글로 적어보고 싶었다. 중간중간 메모장에 적어보기도 했지만 이렇게 크게 풀어서 적었던 적은 처음이다. 적어놓고 보니 다시금 정리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두서없이 작성하긴 했지만 앞서 말했던 모든 내 모습을 나는 전부 사랑하고 좋아한다.

언제나 그렇듯 오늘 하루도 이렇게 건강하게 잘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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