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2023년 섣달 그믐날
여기의 설날은 거기의 어제. 달이 차도 반바퀴를 돌아야하니 여기서 한국은 까치의 설날이다. 중국 마트나 좀 붐비지 여느 하루와 다름없는 오늘의 어제, 퇴근길에 라듸오에서 Poison의 Every rose has its thorn이 흘러나온다. 세상의 모든 장미에는 가시가 있고, 이것은 마치 모든 밤에는 새벽이 있으며, 카우보이가 부르는 그의 슬픈 노래 같은 거라고 가수는 노래한다, 내게는 젊은날 아카시아 꽃냄새 가득한 남태령 고갯마루가 떠오르는 노래인데, 새삼스레 장미 같은 세상이 나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란 현타가 온다. 아무렴 모든 선택에도 가시가 있고, 모든 결과에는 책임이 있다. 아울러 페북이나 인스타의 장미빛 인생에도 가시 박힌 면류관은 있거니와.... 아뿔싸 동영상마저도 삐딱하구나.ㅜㅜ
음력 2023년 섣달 그믐 전날
유붕이 있어 이역만리 먼길을 방래하였건만 먹고사는 게 뭔지 눈도장 조차 보내지 못했네. 이 나이쯤 되면 돈 몇 푼 쯤 우습고, 남 눈치 않보고 여유도 챙길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오호 통재라, 지천명을 훌쩍 넘긴 나이에 아직도 신입사원처럼 치이면서 한편으로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나 듣고 있으니, 이 나이 먹고 뭐하는 짓인지. 어즈버 평생에 한량의 꿈은 그저 개꿈이런가 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