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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키 Jan 02. 2023

날마다 올해 첫날처럼 살 수 있길 소망한다.

2023년은 그리 되길...

어제 하루, 2023년 새해 첫날은 느긋함과 부지런함을 적절하게 섞어가면서 새로운 일상을 만끽하며 보냈다. 이따금씩 주고받는 가족들 혹은 지인들과 나누는 통화와 채팅을 즐기면서 간간이 드라마 몰드도 하고 국내외 뉴스도 챙겨보고 냉장고 정리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으면서 말이다. 무엇보다 괜찮았던 건 오랫동안 벼르던 대청소를 시작했다는 거다. 그랬다. 세상의 모든 것에 다시 관심이 갔고 내 일상의 소소한 일들과 내 공간의 구석구석에 한없는 애정이 다시 솟구쳤다. 새해 첫날 다웠다.


경쾌하게 바뀐 내 무드가 놀라우면서도 신기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정신이 맑게 개었고 몸 놀림은 산뜻하고 가벼웠다.  온몸으로 퍼지는 생명력은 세상을 향한 사랑과 믿음, 내 삶에 대한 고마움으로 바뀌어졌다. 지난 두 달간 무겁고 무감했던 내 정서상태를 생각하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었다.




새해 둘째 날 새벽, 이제 막 나의 장을 펼치는 지금 이 순간, 난 삶의 경이로움에 가슴이 벅차다. 새해를 맞이하는 이 벅찬 마음은 내가 구독하는 브런치 작가들의 글들을 섭렵하면서 더욱 커져 갔다. 삶에 대한 신실한 자세로 의욕과 창의력이 넘치는 브런치 작가들!ㅠ그들 문장의 대부분은 내 생각이나 감정과 꼭 같거나 비슷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사는 세상이 참 좋게 다가왔다.




2022년, 지난 한 해는 뒤늦게 처음으로 해 본 일들이 정말 많은 해였고 가슴 조이며 애간장을 녹이던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생존 그 자체를 유지하면서 삶의 터전을 일구기 위해서였다. 속으로는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지만, 겉으로는 용감무쌍하게, 연속적으로 다가오는 힘든 상황들을 버텨냈다. 


지켜 주실 거라 믿으면서도 힘든 상황을 넘길 때까지는 마음을 놓지 못하고 지내던 무수한 날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 같은 날들을 미등만을 켜고 앞만 보며 조심조심 운전하듯 그렇게 힘겹게 길고긴 터널을 지났고 결국은 빛으로 나아갔다. 초조한 맘을 느긋하게 다스리느라 참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기적같이 이루어지는 작고 큰 일들에 내 몸과 마음을 절절한 신앙고백에 온전히 튜닝하면서 말이다.




새해 이틀 전, 송구영신의 나들이를 했었다. 괴산에서 서울 광화문 뒤 편까지 내가 운전해서 다녀온 것이다. 난생처음 서울 한복판을 내가 운전하고 돌아다니다니! 후후후. 참 많은 사람들이 보통으로 하는 그걸 난 이제야 예순 다섯 살을 넘기고 첨으로 해봤다. 말할 수 없는 성취감에 온몸이 짜릿해졌다. 이런 걸 소확행이라 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새해에는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는 소망이 그 때 생겼었다.


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한 2월 중순이 지나면 난 국적을 회복하고 다시 한국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거다. 새로운 한국살이의 원년이 될 수도 있는 2023년이다. 남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들일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크고 의미 있는 일들을 하면서. 한국에서 한국 사람으로 평범하기도 중요하기도 한 일들을 하면서 고맙고 기쁜 맘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느긋하게 부지런히 보낸 새해 첫날처럼 그렇게 마음의 여유와 성실함으로 시간을 알뜰살뜰 쓰면서 살아야지 다짐을 해본다.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끝맺는 기도가 벅찬 마음으로 꽉 채워지는 2023년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그 벅찬 마음은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한 따뜻함과 고마움과 소중함으로 가득 차 있을 거다.


그 시간들은 사랑과 은총의 주님에 대한 믿음이 자라나는 순간들의 축적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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