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방구석에 누워 내가 뭘 하고 싶었는지, 어떻게 살고 싶었는지를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떠올리려고 하는 짓도 일주일이 넘어가니 넌덜머리가 난다.
‘어떻게 살고 싶냐고?’
‘그냥 닥치는 대로 살고 싶다 어쩔래’
더 이상 부정적인 생각은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달래기도 하고 강하게 타이르기도 하며 온갖 짓을 다 했는데 결국 내 안의 폭군이 금방 내 온몸을 지배해버린다. 내 인생을 망가트리는 것보다 짜릿한 일이 있을까- 이건 인생을 망가트려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만 알 것이다 사실 본인 인생을 내던지는 것처럼 안락하고 쾌락적인 감각도 없다.
타이탄의 도구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몰입, 논리적 사고 등등 읽고 또 읽어 너덜너덜해진 책들을 옆으로 미뤄두고 지금 내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들여다보는 게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내가 잘 하는 건 뭐지?
글 쓰는 거.
어떤 글을 쓰고 싶지?
내 인생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그동안 달려온 게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앞으로 한 발자국씩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글.
내 실패를 돌아보자.
성공의 기록을 적는 사람들은 이미 많으니까
나는 나의 추접하고 민망하고 드러내기 어려운 실패의 기록들을 낱낱히 적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