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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phim Nov 19. 2022

우물 안 개구리와 꼰대

우물 안에서 세상은,


본인의 상황이 편안하고 좋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별 관심도 없고 그들을 본체만체하고 무시하다가, 자신의 상황이 나빠지거나 어렵게 되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만, 갑자기 돌변해서 친절해지고 관심을 보이며 존중하는 듯한 자세를 보인다. 절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여서 결국 차츰 가까운 관계에서 모두 배제된다.



이중적이고 얄팍하고 간사한 인격인데 , 본인은 인정하지도 인식하지도 못한다. 본인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부모가 심어준 환상적인 지지에 기대어 그것을 자신의 참 자아로 착각하고 살기에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타자가 보는 자신이 어떤지에 대해 몹시 무지하고 자신의 확신이 너무 견고해서 누구도 도와줄 수가 없다.


성인이 되었으나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세월에 몸만 나이 든 채 자신의 좁다란 우물 속에 갇혀 산다. 우물 안에서 자신이 최고임을 놓지 않으려 그는 결코 우물을 벗어나지 않는다.


'우물 밖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으니 필사적으로 우물 안을 고수한다. 찐 꼰대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인간에 대한 이해도 무척 얄팍하지만, 더 알기 위한 노력이나 배려도 . 자신의 확신과 지식 전부라고 믿기 때문에  배우서 새로운 통찰력을 키우려고 하지 않는다.


배움이 끊어지면 중년에 이를수록 인간은 더 추해진다. 자신의 아는 모든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그 편협한 우물 안 시선이 삶의 곳곳에서 여과 없이 흘러나온다.


자제력이 더욱 얇아지는 때에는 이전에 쌓인 것들이 저절로 재생된다. 수정과 삭제 버튼은 점차 사라지고 반복 재생되는 것들이 많아진다. 같은 말 또 하고, 먹던 것만 계속 먹고. 새로운 인풋이 input 없으면, 새롭게 나올 아웃풋도 output  없다.




'우물 안에 있으면 세상은 딱 우물 크기만큼 느껴진다. 딱 그만큼 생각하고 그만큼 행동한다.'


새로움은 배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지속적인 독서와 새로운 경험들을 하 있지 다면, 자신의 내면의 것들이 썩어가고 있는 중이다. 점점 꼰대 반열에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꼰대에 대한 항생제를 찾아서 계속 섭취해야 한다. 새로운 통찰로 자신에게서 수정해야 할 것을 하루에 한 개쯤 찾아야 하고, 자신에게서 삭제해야 할 것은 하루에 두 개쯤 찾아내야 한다.  쓰는 물건 버리기보다 더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기능 정지된 가전제품 버리기는 쉬운데 우리 자신 안에 버려야 할 쓰레기를 찾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자신에게서 버려야 할 것들, 수정하지 않으면 모두에게서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그 무엇을 찾아내는 것은 다 자란 어른이 해야만 하는 의무다. 함께 사는 이들에 대한 배려이며 미덕이다.



아내가, 남편이, 자녀가 통으로 포기하기 전에 자신을 자주 점검해야 한다. 이미 딱딱하게 굳어 있는 우리의 어딘가를 발견하는 지혜가 우리의 남은 시간을 행복하게 유지시켜준다.


남이 꼰대인  잘 보는데, 내가 꼰대인 건 인정하기 어렵다. 타인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 "아, 혹시, 나 자신에 대한 고백?" 하고 자문해야 한다. 남 일에 참견할 시간 없다. 나 수정하기도 바쁜데 언제 남의 일까지,,,




* 사진 모두,  아베이루  Aveiro,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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