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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아빠 Apr 11. 2018

엄마? 아빠?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엄마와 아빠 중 도대체 누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줘야 할지, 그 운명의 결정전 이야기랍니다. 혹시 '둘 중에 꼭 한 명을 뽑아야 하나? 그냥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읽어주면 안 되나?' 하시는 분들은 지난 브런치 글 먼저 필독요! 


그럼 다시 오늘 이야기로. 그림책 전문가들이 쓴 책을 볼라치면 엄마보다 아빠가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 더 좋다고 다들 한 목소리로 말하곤 합니다. 그 이유인즉 


1. 아이랑 엄마는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잖아요. 그러니 아빠들! 그림책이라도 읽어주면서 아이와 부족한 유대관계 채워가야 하지 않겠어요?  


2. 아이가 아빠의 중저음에 그렇게 편안함을 느낀다네요. 게다가 더 감각적으로 반응하고요. 그러니 그림책 읽어주기, 아빠가 해주세요. 네?  


음. 여기서 하나. 이렇게 말하는 저자들이 한결같이 여성분들이라는 겁니다. 이거 음모론이 스멀스멀~ 혹시 이 어마 무시하게 힘든 그림책 읽어주기 미션을 아빠들에게 슬쩍 떠맡기려고 전 세계 엄마들이 비밀 담합이라도 한 건 아닐까요? 헤헤.




엄마, 아빠 중 누가 맡아도 좋답니다.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아빠는 또 아빠 나름대로 그림책 읽어주기 선생님으로 장점을 갖고 있으니까요. 


대신 시간을 정해 꾸준하게 읽어줄 수 있는 분이 대표 선수가 된다면 더 좋겠죠. 이렇게 말씀드리면 "감사합니다! 전 직장 다니고 아내는 가정주부니 당첨을 영광을 아내에게 돌리겠습니다!"라며 쓱~ 발 빼려는 분들 계신데요. 제주아빠는 한 달에 열흘쯤은 야근은 기본, 주말 근무는 옵션, 철야는 보너스로 안겨주는 잡지사 다니면서도 3년 반 동안 딸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답니다. 그러니 회사 다닌다고 슬쩍 빠져나가기 없기요. 


만약 엄마, 아빠 둘 다 짬 내면 아이에게 그림책 읽어줄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두 분 중 책을 더 좋아하는 쪽이 주전 선수로 나서시면 되겠죠. "저는 책만 펴면 그렇게 졸려요." "제 마지막 책은 교과서였답니다."라고 양쪽 다 격렬하게 저항하신다면 그림책이니 그림을 좋아하는 분이 맡으면 좋겠죠. "저는 그림만 보면 그렇게 졸려요." "제가 본 마지막 그림이 미술 교과서였어요."라고 또 결사 방어 나서시겠다고요?


좋아요. 그럼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줘야' 하니 목소리가 더 좋으신 분이! "저는 가래 끓은 소리가 나는데요." "손톱으로 칠판 긁는 목소리, 들어보실라우?"라고 최후의 항전을 벌이신다면 이제 마지막 단계. 둘 중 한 사람을 정해야 하는데 둘 다 머뭇거릴 때 전 지구인들이 선택하는 바로 그 게임, 가위바위보 등장요. 


물론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면 좀 그렇죠? 그전에 두 분이 잘 상의하셔서 그림책 읽어주기 대표선수, 꼭! 미리 뽑아주세요. 다만 엄마든 아빠든 최소한 2~3년은 그림책 읽어주기 미션에 매달려야 하잖아요. 그러니 측은지심으로 위로 좀 해줘야겠죠? 


그러니 만약 낚시광인 남편분이 그림책 담당 주전 선수로 당첨되셨다면 그리 가고 싶어하는 주말 낚시, 한 달에 두 번 정도쯤 쿨하게 보내주세요. 또 만약 여행홀릭인 아내분이 발탁되셨다면 한 달에 한 번쯤 친구들과 2박 3일 여행 흔쾌히 보내주시고요. 남의 자식도 아니고 내 자식  그림책 읽어주느라 애쓰는 거니 서로 팍팍 도와주자고요.  


그럼 다음 시간엔 "그림책은 언제부터 읽어주면 되나요?" "매일매일 읽어줘야 하나요?" "하루에 몇 권 정도 읽어주는 게 좋아요?" 등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들을 담은 <스스로 만드는 그림책 시간표>로 찾아뵐게요~ 



blog.naver.com/jejudaddy



<제주 아빠의 그림책 사용설명서> 연재 계획


프롤로그 | 딸에게 읽어준 그림책만 4,000권!


01. 그림책 담당, 가족 대표 선발전!

02. 엄마? 아빠?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03. 스스로 만드는 그림책 시간표

04. 때론 액션 배우처럼 때론 스타 성우처럼 

05. 고마운 도서관, 게다가 무려 공짜!

06. 그림책 고를 땐 상상력과 감수성

07. 부모가 먼저 읽기, 효과가 어마어마! 

08. 질문이 많아지면 그림책이 싫어져요 

09. 전집 대신 소고기를 사주세요

10, 학습만화, 우리 약속 하나 할까?

11. 조바심 금물, 수학&과학 그림책

12. 영어 그림책은 공부 NO, 재미 YES! 

13. 위대한 위인전? 위험한 위인전!    

14. 그림 없는 그림책, 작가 데뷔 깜짝 찬스 

15. 혼자 읽기 시작하면 한발 뒤로 쓱~ 


에필로그 | 그림책 미션, 첫 마음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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