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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Jun 29. 2023

대장암 일기 15

6.26 - 29 

1. 6.12일로부터 6월 29일까지 지난 현재 


1) 병기의 조정 : 수술전 대장암 3기, 4기의 두려움은 일단 6월 27일 외래에서 정리가 되었다. 최종 암의 병기는 2기의  a,b, c 중 c에 해당되는 상태로 판명되었다. 조직 검사에서 다행히 38개의 림프 노드에서 단 한개도 암 전이 소견이 없었다.  


2) 민감화 : 병원에 가서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는 것이 약간 더 두려워졌다. 수술 당시의 공포가 더 살아났다. 멘탈의 대응이 필요한 문제로 생각된다. 


3) 장의 변화 : 잦은 변의와 변실금에 대한 두려움

28일 어제는 화장실을 10회 갔다. 오늘은 3회를 갔다.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이 아주 큰 스트레스임에 틀림없다. 밖에 나가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만든다. 


4) 다니엘 코어 운동의 시청 

종양내과 주치의가 알려준 운동을 어제부터 조금씩 시작했다. 이제 배꼽의 상처가 거의 다 아물었고, 기침을 해도 배근육이 아프지 않게 되어 연대 전용관 교수의 대장암 생존자를 위한 다니엘 코어 운동을 조금 따라해봤다. 


5) 케모 포트의 불편함 

샤워를 할 때도 그렇고, 가슴에 심어놓은 케모 포트가 나는 계속 너무 불편하다. 


6) 큰 실수 : 자연드림에서 물이 당장 구입되지 않아 쿠팡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자연드림 물을 샀다. 마그네슘이 대폭 강화된 물이였는데, 이 마그네슘 강화 물은 설사를 더 촉진한다고 한다. 그래서 어제 저녁부터는 먹지 않는다. 2일간 설사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이 물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7) 체중 저하와 무기력 : 체중이 8kg이 빠졌는데 어지럽고 힘들다. 먹고 싶은 것은 금지된 것들이다. 언제 장이 돌아온단 말인가. 눕고만 싶은데 큰 일이다. 


2. 운동과 일과 휴식 


6.27일은 외래를 다녀왔는데, 엄청 피곤했고, 

6월 28일은 오후에 2시간 강의를 40분 거리의 학교에서 했는데, 엄청 피곤했다. 그리고 

6. 29일 오늘 학교에 오전에 다녀오고, 7시부터 2시간 야간 강의를 줌으로 하는데, 쉬지는 않았다. 배가 땡기는 기분이 90분 이후부터 들었다. 헤드셋 마이크를 사기로 했다. 작게 말할 수 있는 장치가 더 필요한 것 같았다. 중간에 반드시 쉬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운동은 하루 6천보에서 만 보걷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고, 다니엘 코어 운동을 조금 시작했다.  

쉼이 더 필요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 

일이 아직 피로를 크게 만든다. 물론 체중 저하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체중이 8kg이 빠졌다. 특별한 운동이나 다이어트 없이 그렇게 빠졌다.

잠시 자전거를 타봤는데, 중심 잡기가 더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을 어느 정도로 줄여야 하는가? 

항암은 얼마나 힘들 것인가? 

강의는 가능할까?

기존에 취소하지 못한 약속은 그냥 할 생각인데.. 지금 연락이 닿지 않는 곳들이나 공공기관들이 조금 걱정이다. 융통성이 없는 이 기관들은 계획의 변경을 아주 두려워한다. 


다음주 부터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한단 말인가? 

걱정이다. 

새로운 인간이 되어야 하는데, 그 새로운 인간에 대한 정의를 분명히 해야겠다. 

재발없이 10년 이상을 살 수 있는 내 몸을 만들기 위한 매일 하루 1시간 운동을 어떻게 확보한단 말인가? 

일단, 그래도 코어 운동을 하기 위한 요가 매트는 벌써 도착했다. 

물건을 사들이긴 하지만 코어 운동을 매일 30분이라도 과연 할 것인가? 

그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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