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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교단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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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제 Sep 04. 2020

잔인하다



  점심시간, 급식을 먹고 동료 선생님과 학교 교정을 산책하던 중이었다. 건물 모서리를 돌아 트인 하늘을 발견하곤 둘 다 걸음이 멈춰 섰다.

  아 - 잔인하다.

동료 선생님이 혼잣말처럼 뱉은 말에 놀라 되물었다.

  네?

  아니, 너무 예뻐서 잔인하다고요.


  구름은 건설 현장 위에도 떠있고, 학교 건물 위에도 떠 있고, 아파트 위에도 떠있다. 모든 것 위에 떠있다. 자연은 무차별하다. 무차별적인 건 고고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자연은 무차별적이라 고고하지만 무차별적이기 때문에 잔인하기도 하다. 태풍이 지나간 가을 초입의 구름을 올려다보며 잔인하게 아름답다는 말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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