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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감감무 Mar 05. 2024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 김숨

“슬픔이 아름다운 거라네.

아름다운 거라서,

내가 평생 놓지 못하고 가지고 있었나 봐.”

가해자는 그들이 무엇을 가해했는지 생각해 본 적 있을까. 한 명의 사람은 하나의 역사이자 세상이다. 그들은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폭력의 역사에 휩쓸린 피해자들은 그들이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묻는다. 왜 하필 나인가, 왜 내게 그런 일이 내게 벌어졌는가, 왜 그런 일이 있었는가 하는 질문들이 그들의 삶을 채운다. 그러나 답해질 수 없는 질문들이다. 피해자는 목소리를 내지만 가해자는 숨고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답해지지 않는 질문은 번식해서 그들의 삶을 질문으로 가득 채운다. 내세의 무엇에 묻기도 하고 빌어보기도 하지만 하늘은 침묵한다.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건 결국 땅의 우리들이다. 할머니의 마지막 목소리를 증언 소설의 형식으로 남기고자 애쓴 이들이 있기에 탄생한 슬프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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