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심야영화는 '뱀파이어의 침대'다.
마음에 드는 관을 찾지 못해 불면을 앓는 뱀파이어에 대한 영화였다.
마음에 드는 관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뱀파이어가 마침내 딱 맞는 관을 찾고 나서 영원한 잠에 빠지며 영화는 끝난다.
생각보다 허무맹랑했기에 김이 식어 잠을 청하려고 누웠을 때 시간은 이미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잤다가는 못 일어나서 회사에 지각을 할지도 모르는 두려움과 자지 않았다가는 너무 피곤해서 하루를 버티지 못할 거라는 걱정을 오가느라 결국 밤을 새우는 일이 지긋지긋하지만 도통 익숙해지지는 않는다.
같은 것이 반복된다고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무뎌지고 능숙해지는 것이 익숙해지는 것이라면 나는 도통 이 밤이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마침내 마음에 드는 관을 찾고 기뻐하며 잠에 들던 뱀파이어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내일은 잘 수 있을까.
아니, 언제쯤 잘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