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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신애 Apr 18. 2023

티칭 포 펀드레이징 3

1.1.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태도

첫인상은 꾸밀 수 있어도 태도는 바꾸기 어렵다

가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평소하지 않던 일을 하기도 한다. 옷차림새에 신경을 쓰고 표정을 바꾸면서 말을 더 공손히 하는 등 평소의 나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좀 더 긴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변화는 순간적인 것이며 얼마 후 긴장의 상황이 끝나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짧은 만남은 꾸밀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계, 더 깊어지는 관계에서는 본성을 숨기기 어렵다. 언젠가는 꼭꼭 감추어두었던 원래의 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알아갈 때 첫인상도 중요하지만 태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도 한다. 사람의 몸에 배어있는 어떤 자세들은 감추고 싶어도 감추어지지 않는다. 은연 중에 자기도 모르게 툭 튀어나오는 어휘와 표현들, 습관적으로 배어있는 몸의 자세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그의 원래 모습을 드러낸다. 


관찰을 통한 이해

나는 평소 사람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릴 적 읽었던 문학 책에서는 등장인물들을 성격이나 성품을 묘사할 때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그의 표정이나 행동과 제스츄어, 사람과의 관계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더 많았는데, 아마도 나는 이러한 문학적 표현을 차용해서 사람들을 이해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사람의 눈빛이나 말투와 포즈, 그가 자주 쓰는 표현들, 관심을 보이는 영역이나 그에 대한 태도 등을 보면 그 사람의 내면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태도는 마음의 거울이다.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말과 행동에 배어나온다. 관심을 갖고 관찰을 하다보면 그 사람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보인다.  


겸손한 태도가 필요하다

그렇게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경계해야 할 것들이 있다. 사람에 대한 성급한 판단과 비판이다. 아무리 신중하고 주의깊게 관찰을 하고 대화를 해도 그 사람의 과거와 삶의 맥락을 단번에 다 알기 어렵다. 그의 일부를 통해 어렴풋이 해석하고 그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 종종 누군가가 자신이 사람을 빨리 알아본다고 착각(?)을 하고 자신이 이해한 그의 모습을 그의 전부로 확정하고 성급히 판단해버리는 것을 본다(나 역시 과거에 그랬었다). 그러고 나면 확증편향에 치우쳐서 정말 보아야 할 것들을 놓치고 외면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처음부터 나는 상대방에 대해 잘 모른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다만 그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열린 자세로 대할 때에 비로소 한 걸음 더 가까와지게 된다. 이것이 사람을 대할 때 겸손해야 하는 이유이다. 


진정성과 가짜

진정성과 가짜의 차이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관된 행동이다. 마음을 다해 진실하게 말을 하고도 그 말에 합당하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 말을 함부로 하지만, 그 행동이 한결같이 어떤 방향성을 유지하고 오래 지속된다면 우리는 그 행동을 보고 그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려운 까닭이다. 모금을 하는 사람들이 '말을 잘 하는 법'을 배우고자 애쓰는 것을 보는데 나는 말보다는 '잘 행동하는 법'을 배우기를 권한다. 이것은 스스로에게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할 때도 필요한 기준이다. 자기가 유산을 받을 계획인데 전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미리부터 와서 호언장담하고 내색을 하는 이들을 왕왕 만나지만 나는 그 말에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그의 행동을 보면 그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대충 파악이 된다. 진짜 큰 기부를 하는 사람들을 경솔함과는 거리가 멀다. 작은 돈의 씀씀이를 보고 사람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큰 돈을 다루는 법을 보면 사람이 그대로 보인다. 돈을 쓰는 행동은 그 사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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