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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작가 Jul 20. 2024

삶과 죽음

'미움도 사랑입니다.' (에세이 출간 예정)

               

어느 날 참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간간이 안부를 여쭙고 뵙고 하는 사이라 여느 날과 다름없이 전화를 받았는데,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힘이 하나도 없고 뭔가 일이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걱정이 되어, 선배님께 “무슨 일 있으시냐고?”여쭈어 보았습니다.      


그 선배는 “최근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장기 일부에서 암이 발견되었다고 하면서,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정밀 재검진을 하였는데, 건강상태가 안 좋아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하였다”며,     

더 나아가 “6개월 정도의 시한부 삶이 될 것이라”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현실적으로 의학적 방법은 불가한 상황이라, 남은 기간 마음을 다잡고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과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시라고 말씀을 하셨다 합니다.     


너무도 좋아했던 선배님의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한동안 저는 입을 다물수가 없었습니다. 뭐라고 위로해 드려야 할지, 먹먹했습니다.     


시간을 내어 지방에 있는 선배님을 찾아뵈었습니다.     


만나면 뭐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면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선배님은 저를 보자마자. 긴 한숨을 쉬면서. “이 먼 곳까지 뭐 하러 왔냐고?” 말씀을 하셨지만,


제가 찾아온 것을 굉장히 기분 좋게 생각하시고 계시는 듯했습니다. 그만큼 만나고 싶었던 후배였던 것이지요.     


선배님의 얼굴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평온한 얼굴에 크게 아픈 환자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외견상으로는 좋아 보였습니다.     


선배님은 저에게 “지금 이 순간 조금이라도 기력이 있고, 정신이 있을 때 생을 마감하는 의미에서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있다면 연락해서 볼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이라”라고 하셨고,     


“조금이라도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라고 하였습니다.     


걱정하고 있는 저에게..     


“누구나 태어나면 죽음을 피할 수 없지 않은가? 나에게 닥친 죽음의 그늘을 내가 어찌 회피할 수 있겠는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생각하니, 마음이 오히려 편해지더라”라고 이야기하면서,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죽을 때는 순서가 없다! 라며, 하루하루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라”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위중한 병에 걸려, 죽음이 임박한 사람의 입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초연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외려 선배님의 오랜 인생의 경륜과 산전수전을 다 겪으신 면모답게 담담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선배님을 보면서 여러 가지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삶과 죽음..     


어찌 보면, 우리는 태어나면서 시작되는 삶에서부터 종착지인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하는 문제의식이 듭니다.     


그간 많은 조문을 다니며 유족을 위로해 봤지만, 죽음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보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언젠가는 죽는 거지...라는 편협한 생각뿐이었습니다.     


일찍 생을 마감한 고인이 된 분들의 일면목을 보면서, 좀 더 세상에서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나이인데 너무 일찍 세상을 등지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우리의 인생길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습니다.     


분명한 건,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     


대구 某 성당에 있는 비석의 내용입니다.    

 

나도, 너도 누구든 죽을 수밖에 없으니, 하루하루..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의미 있게 보내라는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한번 주어진 인생의 길에

‘선택과 집중으로..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후회 없는 멋진 삶을 사시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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