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이미 네 안에 있다.
여름이면 생각나는 커다란 꽃 해바라기.
어떻게 보면 참 평범하면서도 정열적이고
환하게 웃으면서도 한편으론 수줍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 꽃에 시선이 사로잡혔던 대표적인 예술가라면,
바로 빈센트 반 고흐를 빼놓을 수 없지요.
‘노랑과 파랑의 심포니’라고도 불리는 반 고흐의 작품들.
그중에서도 노란색은 그의 작품을 지배합니다.
파란색이 그의 힘든 삶과 불안함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면
노란색은 빛과 희망, 생명을 표출하는 색이었습니다.
그가 해바라기 그림들에게 표현했듯이 말이죠.
19세기의 기술적인 발전 덕분에
크롬이나 카드뮴, 아연 그리고 코발트 등을 원료로 한 색소들을 이용하면서
화가들은 튜브에 담긴 다양한 색상의 물감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는데요,
고흐는 파리의 미술상에서 열여덟 가지의 서로 다른 노란색을 주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해바라기와 그외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노란색이 품고 있는 다양한 가능성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노랑은 그가 태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태양에 집착했던 고흐는
네덜란드에서 파리로, 파리에서 아를로
조금이라도 더 태양에 근접하기 위해 이동하고 또 이동하면서
항상 태양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했으니까요.
1888년 봄, 파리를 떠나 아를로 간 그는 여동생 빌에게 쓴 편지에서
라마르틴가 2번지에 마련한 자신의 새 거처,
사람들이 ‘노란집’이라고 불렀던 집에 대해서 이렇게 묘사합니다.
외벽은 금방 만든 버터 같은 노란색이고
창틀은 반짝이는 녹색이다.
햇빛도 넉넉하게 들고,
정원엔 플라타너스와 복숭아나무, 아카시아가 가득해.
집안은 온통 하얀색이고
바닥에는 빨간 벽돌이 깔려 있고
집 위론 항상 파란 하늘이 열려 있다.
여기에서라면 숨을 좀 쉴 수 있을 것 같고
생각도 좀 하고
그림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그는 그곳에서 해바라기 그림을 많이 그렸고,
그 노란 집에 함께 거주하기도 했던 고갱 또한 그의 해바라기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범접할 수 없는 태양의 위력을 상징하지만
삶의 덧없음을 나타내기도 하는 그의 해바라기들이
오늘은
이렇게 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강인한 생명력과 노란 빛의 아름다움으로
태양의 열망을 전해라.
희망은
이미
네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