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뉘어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균형을 배우다
한쪽은 눈으로 덮여 있고
다른 한쪽은 길로 이어진다.
이 사진은 처음부터
둘로 나뉜 세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사이에는
분명히 이어지는 선이 있다.
울타리 하나가
그 경계를 따라 조용히 놓여 있다.
눈은 모든 것을 덮으려 하고
길은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정지와 이동,
머무름과 진행.
서로 다른 성질의 두 세계가
한 프레임 안에서
어색하지 않게 공존한다.
갈라진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울타리는 묘하다.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길을 보이기 위해 서 있다.
넘어가야 할 대상이 아니라
따라가야 할 기준처럼.
선 하나가 있기에
우리는 방향을 잃지 않는다.
경계는 종종
혼란을 줄이기 위해 생긴다.
나는 이 풍경을 보며
삶의 선택들을 떠올린다.
항상 명확하게 나뉘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를 걷는 시간이 더 길다.
완전히 멈출 수도 없고
끝없이 달릴 수도 없는 상태.
그 중간 어딘가에서
속도를 조절하며
균형을 연습하는 일.
눈 위에 남은 발자국들은
어디로든 갈 수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길은
이미 다져진 방향으로
우리를 이끈다.
자유와 안정은
늘 함께 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경계 위를 걸으며
둘을 동시에 감당하는 법을 배운다.
멀리 보이는 풍경은
차분하다.
서두르지 않는 산과
말없이 돌아가는 바람개비.
이 장면은 말한다.
선택은 언제나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고.
나는 지금
무엇을 넘어서려 애쓰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지켜야 할 선으로 남겨두고 있는지.
모든 경계가
허물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선은
나를 보호하는 방식이기도 하니까.
사진이 나에게 건넨 한 문장
“넘어야 할 때보다,
지켜야 할 선을 아는 순간이
삶을 더 멀리 데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