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봉준 Feb 20. 2024

팀원을 신뢰하고 싶지만, 신뢰가 생기지 않을 때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


팀원을 신뢰하고 싶지만, 신뢰가 생기지 않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난 아티클에서 팀원을 신뢰하고 싶지만 신뢰하지 못하게 만드는 두 가지 함정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https://brunch.co.kr/@tanagement/197


이러한 함정에 빠지게 하는 내면의 신념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1. 역량 의심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내면의 신념] 

'분명 그 팀원은 나의 도움이 없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없다.’
‘그 팀원의 역량이 개발될 때까지 기다려줄 만한 상황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바쁘고 힘들지만 내가 도와줘야 한다.'


[신념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

이러한 신념은 흔히 두 가지 접근 방식 때문에 발생합니다. 첫 번째는 팀원의 역량을 리더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평가할 때 나타납니다. 특별히 탁월한 성과로 리더의 자리에 오른 사람일수록 이러한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팀원은 리더에 비해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팀원의 역량을 조급하게 평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러한 평가는 팀원의 잠재적 가능성을 무시하고 팀원의 성장에 대한 리더의 역할을 소홀하게 만듭니다.


두 번째는 한 가지 영역에서 보인 부족함을 모든 역량의 부족으로 일반화하는 오류 때문에 나타납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강점과 약점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 개발이 된 강점이 있을 수 있고, 아직 성숙하게 개발되지 않은 강점도 있습니다. 팀원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로 바라보아야 역량 의심을 거둘 수 있습니다. 팀원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팀원을 신뢰하고 싶어도 불신의 함정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역량 의심이 있을 때, 결국 리더는 스스로 그 문제를 풀어내려고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에 실무자인 팀원이 아니라 리더가 서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리더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리더가 해결한 문제는 예상했던 것보다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혹은 예상한 수준의 평범한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실무자인 팀원이 스스로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진짜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리더의 간섭은 혁신과 팀원의 성장을 함께 막는 장애물이 될 뿐입니다. 더욱이 팀원의 역량을 의심하고 지적하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팀원은 주도성을 잃고 주어진 일만 억지로 하는 ‘조용한 퇴사’를 선택할 것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원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조직 관리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입니다. 리더가 팀원의 모든 일을 대신해줄 수 없기 때문에 조직의 역량은 금세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는 것을 염두해두어야 합니다. 


[패러다임 전환하기]

팀원의 역량에 의심이 생긴다면, 리더는 “구체적인 방향”과 “성장 과제”를 제시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팀원에게 기대하는 바와 기대 수준을 분명하게 지시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성장 과제를 부여해야 합니다. 이것은 실무자가 아닌 리더만 해낼 수 있는 영역의 역할입니다. 


실시간으로 업무를 체크하고 두려움을 유도하는 것은 매우 쉬운 방법입니다. 리더가 된다면 이러한 쉬운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이 선택은 리더에게 매우 유혹적인 선택이지만, 이러한 선택으로 조직의 역량이 높아지거나 비즈니스를 혁신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적절한 도전 과제가 되고, 어떻게 하면 동기부여 되는가?’
‘어떻게 하면 팀원의 몰입 수준이 높아져서 업무를 통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답은 아닙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리더의 고찰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이것은 매우 큰 인내가 필요합니다. 현재 눈에 보이는 팀원의 역량이 아닌 미래의 잠재 역량을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더는 팀원의 강점에 집중해야 하고, 팀원들의 강점을 발견하고 개발해 줄 수 있는 강점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10%대의 몰입도를 보이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리더의 진짜 리더십 역량입니다.  


2. 몰입 의심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내면의 신념]

‘우리 팀원들은 내가 관리하지 않을 때, 몰입하지 않고 딴생각을 자주 한다.’
‘내가 관리하지 않으면 일의 진척이 더디고, 긴장감이 떨어진다.’


[신념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

이러한 의심이 생긴 가장 큰 이유는 경험 때문입니다. 믿었던 팀원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업무에 전혀 집중하지 않은 것을 알아차린 경험 말입니다. 대부분 리더들은 조직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특별히 자신에 일에 대해 충분하게 몰입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성과에 편승하는 사람을 많이 만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리더에게 생길 수 있는 치명적인 오해는 팀원을 관리하지 않아서 몰입하지 못했다는 오해입니다. 이는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도록 과중한 업무를 부여하면 억지로 몰입시킬 수 있다는 거짓 신화를 만듭니다.

 

하지만 리더의 감시와 압박으로 팀원은 몰입하지 않습니다. 특히 몰입도가 떨어진 팀원은 리더가 철저하게 감시할수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비몰입합니다.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지만, 업무를 스스로 해내고 싶은 마음을 만들지 못합니다. 오히려 눈에 보일 때만 일하는 척하는 팀원을 더 많이 양성하게 됩니다. 


몰입은 누군가의 감시나, 두려움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정서적 상태가 아닙니다. 누군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기꺼이 집중하는 상태를 몰입이라고 표현합니다. 팀원은 단순한 기계가 아닙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며 몰입하는 존재입니다. 때문에 몰입의 시작점이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이 되면, 몰입의 상태는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습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가짜 몰입은 유도할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진짜 몰입은 만들 수 없습니다. 오히려 팀원의 몰입 상태를 깨워 업무가 아닌 다른 정치적 행동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패러다임 전환하기]

팀원이 몰입해서 업무에 임하길 원한다면, 팀원의 몰입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에 대해 팀원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몰입의 요소에 대해서는 다시 구체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고, 팀원이 비몰입하고 있을 것이라 의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팀원의 비몰입 정서를 더욱 높이고 팀원에 대한 의심을 확신하게 만듭니다.


때문에 팀원 스스로 몰입 상태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몰입의 장애물이 무엇이라고 느끼고 있는지 충분하게 소통해야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리더들이 이런 대화는 회피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몰입의 장애물을 이야기하고 해소하는 것보다 비몰입된 팀원의 상태를 평가하는 것이 쉽기 때문입니다. 비몰입하는 사람이라고 낙인 찍고, 조직 부적응자로 평가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역시 내 예상대로 이 팀원은 비몰입하고 있었어’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 최악의 리더십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럼 몰입해달라고 리더가 구걸해야 하나?’
‘당연히 몰입해야지. 그렇지 않은 팀원이 이상한 거 아닌가?’


이런 억울함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몰입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팀원의 의지보다 리더의 지원입니다. 팀원의 몰입은 의심해야 하는 요소가 아닌, 리더가 관리해야 하는 요소라고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팀원의 몰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리더이기 때문에 리더는 몰입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칭찬을 통해 팀원을 동기부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팀원 저마다 영향을 받고 있는 몰입의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관리하는 몰입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리더가 관리해야 할 것은 업무의 디테일이 아니라, 그 디테일을 탁원한 성과로 만드는 팀원의 몰입도입니다.


팀원이 신뢰할만하지 않기 때문에? 리더가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팀원이 신뢰할만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리더가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할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일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신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리더십은 한계를 부딪히게 됩니다. 어느 팀을 맡아도 신뢰할 수 없어 보이는 팀원은 존재합니다. 때문에 진정한 리더십은 신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는 힘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최근 많은 리더십 연구에서 강점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강점을 보겠다는 것은 팀원을 신뢰할 수 있는 조각을 모으는 것과 같습니다. 이 신뢰의 조각들을 쌓이면 부족한 역량을 가진 팀원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발견하게 됩니다. 팀원의 강점을 자극하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조언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강점을 자극하는 것은 팀원에게 몰입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주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몰입을 하기 위해서 소속감, 자율성, 의미, 인정, 성취감, 성장 등의 몰입의 요소들이 필요한데, 이것을 가장 쉽게 자극하고 돕는 것이 강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지금 우리 팀원들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을까요?
혹시 팀원을 신뢰하는 것이 너무 어렵지는 않으신가요?


이 질문들을 가지고 솔직하게 자기 자신과 대화를 충분하게 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팀원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드는 나만의 함정들이 무엇이 있을지 나누어보면 어떨까요? 정말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함께 고민하며 문제를 풀어갈 힌트를 얻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왜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를 하게 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