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요?' '제가요?' '왜요?'에 숨겨진 의미
최근 MZ세대의 ‘3요 주의보’에 대한 고충을 이야기하는 리더들이 많습니다. 어떤 업무를 요청하면 그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보다, 이유를 물으면서 하기 싫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로열티와 리더에 대한 팔로워십을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했던 예전과는 매우 다른 MZ세대들의 반응에 적잖은 당혹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리더들이 MZ세대들에 대해 일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거나 주인의식이 없다고 불신하는 마음이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MZ세대는 리더의 행동이 합리적이지 않은 맹목적인 요청이라고 답답해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불편한 동행 속에서는 리더십이 발휘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문화와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이러한 불신 속에서는 업무에 몰입할 수 없습니다. ‘꼰대’와 ‘MZ세대’라는 키워드로 편을 나누고 서로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다면, 팀의 목표보다는 서로의 약점을 들추고 불평하는데 마음을 빼앗기고 있을 것입니다. 이전에 다루었던 ‘조용한 퇴사’는 이런 불신의 결과물일지도 모릅니다.
(https://brunch.co.kr/@tanagement/195)
때문에 건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MZ세대의 ‘3요’가 의미하는 바를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3요'는 하고 싶지 않다는 불만보다는 ‘어떤 욕구'가 해결되면 몰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요청인지도 모릅니다.
[출처 : 쿠팡플레이 Coupang Play 유튭]
MZ세대의 ‘3요’를 이해하기 위해서 행동 심리학과 인지 심리학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인간의 행동은 어떻게 결정되는가?’라는 주제는 심리학과 리더십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온 주제입니다.
대표적으로 아브라함 매슬로우 (Abraham Maslow), 에드워드 데시 (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 (Richard Ryan), 빅터 브룸 (Victor Vroom), 프레더릭 허즈버그 (Frederick Herzberg) 등의 학자들이 이러한 분야를 연구해 왔습니다.
[Hierarchy of Needs Theory]
매슬로우는 인간의 행동을 5가지 욕구 단계로 설명합니다. 인간은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에서 시작해 자아실현의 욕구에 이르기까지 추구하며, 행동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합니다.
1. 생리적 욕구 (Physiological Needs)
2. 안전 욕구 (Safety Needs)
3. 사회적 욕구 (Social Needs)
4. 존경 욕구 (Esteem Needs)
5. 자아실현 욕구 (Self-Actualization Needs)
[Self-Determination Theory]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은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동인은 3가지 욕구로 설명합니다. 이들은 인간의 동기부여는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에서 나오며 이러한 내재적 동기부여가 지속적인고 강력한 동기임을 강조합니다.
자율성 (Autonomy) : 자율성 욕구가 충족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유능감 (Competence) : 유능감 욕구가 충족될 때,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관계성 (Relatedness) : 관계성 욕구가 충족될 때, 사람들은 사회적 유대감을 느끼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지와 애정을 받는다고 느낍니다.
[Expectancy Theory]
빅터 브룸의 기대 이론은 사람들의 특정 행동을 선택하는 이유가 3가지 요소에서 의해 결정된다고 이야기합니다.
1. 기대감 (Expectancy): 특정 행동이 특정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
2. 도구성 (Instrumentality): 그 결과가 보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
3. 유인가 (Valence): 그 보상의 개인적 가치
[Motivation-Hygiene Theory]
허즈버그는 직무 만족과 불만족을 각각 동기 요인(Motivators)과 위생 요인(Hygiene Factors)으로 설명합니다.
1. 동기 요인 : 직무 자체에서 비롯되는 만족감을 주는 성취, 인정, 직무 자체 등, 개인의 업무 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동기를 촉진합니다.
2. 위생 요인 : 직무 환경과 관련된 급여, 작업 조건, 대인 관계 등, 이들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불만족을 초래하지만, 충족된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동기 부여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이론들은 인간의 동기부여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팀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리더십의 토양을 쌓도록 도움을 줍니다. 다양한 이론들이 존재하고 각 이론마다 고유한 관점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이론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리더십에 영향을 미치는 동기 요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도록 돕는 심리적 자산은 크게 2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업무 몰입도와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를 효과적으로 증진시키는 것은 리더십의 본질적인 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은 구성원이 직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구글에서 효과적이고 성공한 팀을 분석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요인도 이 ‘심리적 안정감’이었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을 이루고 있는 세부적인 욕구는 소속감, 자율성, 의미로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업무에 몰입하고 있을 확률이 660% 높았습니다*.
(*태니지먼트 몰입도 연구, 2024, n3736.)
[출처 : 구글 블로그]
소속감 (Belongingness)
소속감은 구성원이 팀이나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합니다. 이는 구성원들이 자신이 공동체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확신을 주며, 팀워크와 협력을 촉진합니다. 소속감이 강한 구성원은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고, 공동 목표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자율성 (Autonomy)
자율성은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 방식과 일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합니다. 자율성을 느끼는 구성원은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는 조직의 혁신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의미 (Meaning)
의미는 구성원이 자신이 하는 일이 조직의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하고, 그 일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업무가 조직의 성공에 기여한다고 느끼는 구성원은 더 높은 동기부여와 열정을 가지고 일하게 됩니다. 이는 구성원의 지속적인 참여와 헌신을 이끌어냅니다.
자기 효능감은 개인이 특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을 의미합니다. 구성원은 자기 효능감이 충분할 때,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구글의 ‘20% 프로젝트'나 페이스북의 ‘해커톤' 프로그램은 구성원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자기 효능감을 부여하고 업무에 대한 높은 몰입도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자기 효능감을 이루고 있는 세부적인 욕구는 인정, 성취감, 성장이 있습니다.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업무에 몰입할 확률이 820% 높았습니다.
인정 (Recognition)
인정은 구성원의 노력과 성과를 정기적으로 칭찬하고 보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정받는 구성원은 자신의 기여를 인식하고, 더 큰 동기부여를 느낍니다. 이는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동기를 자극합니다.
성취감 (Sense of Achievement)
성취감은 구성원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함으로써 느끼는 만족감을 의미합니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며 얻는 성취감은 더 큰 목표에 도전하는 데 필요한 자신감을 높여줍니다. 이는 자기 발전과 성장의 기반이 됩니다.
성장 (Growth)
성장은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장 기회가 제공되면 구성원은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통해 개인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이는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사실 ‘3요'는 MZ세대의 부정적인 특징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고 싶다는 간절한 요청입니다.
이 말은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하고 싶다는 뜻이며, 명확한 목표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는 뜻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곧 그들의 창의성을 발휘하고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명확한 목표를 확인하고, 이것을 달성하면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낍니다. 작은 업무라도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고 싶어 하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강조해서 말씀드리지만 스스로 열정과 몰입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성과 나는 팀원들을 원한다면 그들의 자율성과 구체적인 업무 목표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어야 합니다.
이 말은 ‘제가 왜 해야 하죠?’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끼고 싶다는 요청이며, 팀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소속감을 느끼고 싶다는 뜻입니다. 이들은 기계의 부품이 아닌, 팀의 성공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구성원이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자신의 의견이 팀에 반영되고 있기를 바랍니다. 만약 이러한 소속감과 인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제가 왜 이 일을 해야 하죠?’라는 말만 반복하며 제자리에 멈춰 설지도 모릅니다.
이 말은 ‘왜 자꾸 일을 시키세요’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 업무가 조직과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이며, 일을 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는 뜻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조직의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고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 합니다. 이는 조직의 성공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이고 그것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또한 일을 통해 성장하고 싶어 합니다. 일을 통한 성장과 발전을 통해 자신이 지닌 잠재력과 가치를 120% 발휘하고 싶어 합니다. 어쩌면 이러한 욕구가 만족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돈이나 많이 주세요'라고 말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직장을 떠나는 ‘대퇴사’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합니다. 2021년 미국에서만 약 4,700만 명이 직장을 그만두었으며, 근로자들은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맹목적인 충성심으로 ‘무조건 하겠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팬데믹과 시대의 변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욕구와 삶, 일에 대해 재평가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높은 연봉이나 안정된 직장을 넘어서, 스스로 내적동기가 부여되는 조직과 리더십을 찾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는 표현이 매우 불편하고 리더십에 장애물처럼 느껴지실지 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은 나만의 강력한 리더십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심리적 자산을 만족하기 위해 퇴사의 여정을 떠도는 이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리더십을 준비한다면, 대퇴사의 시대에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구성원의 내면의 욕구를 이해하고, 그들을 진정으로 몰입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에 관심을 가져본다면 말입니다.
이를 위해 다음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팀원의 몰입 개선을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리더십 행동을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의미 있게 생각되었던 질문이나 답변이 있다면 함께 나눠주시면, 리더십을 고민하시는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팀원이 가장 인정받고 싶은 행동은 무엇일까요?
팀원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명확한 업무 목표는 무엇일까요?
팀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떤 조언과 도전 과제를 줄 수 있을까요?
팀원의 의견이 팀에 잘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요?
팀원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과 권한은 어떻게 설정해 주면 좋을까요?
팀원이 하고 있는 일이 조직과 개인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요?